본문 바로가기
[비즈 인터뷰] '스위트홈'→'오월의 청춘' 이도현, 눈빛에 담긴 열정
입력 2021-01-13 00:30   

▲'스위트홈'에서 이은혁 역을 연기한 배우 이도현(사진제공=넷플릭스)

"눈빛이 좋다."

2019년 10월 KBS2 '드라마 스페셜-스카우팅 리포트' 방송 전 이도현을 주목하라며 KBS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당시 그 관계자는 극 중 고교 야구 유망주 곽재원 역을 맡았던 신인 배우 이도현이 상대 배우였던 최원영에 전혀 밀리지 않는 눈빛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관계자들이 주목할 만큼 '될성 부른 떡잎'이었던 이도현은 결국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JTBC '18어게인'으로 '차세대 멜로 장인'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을 통해서는 다른 장르의 연기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도현은 최근 비즈엔터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스위트홈'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큰 성장을 경험했다"면서 외국 시청자들이 '스위트홈'에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전했다.

▲이도현(사진제공=넷플릭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차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도현은 극 중 '그린홈'의 실질적 리더이자 생존을 위해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의대생 이은혁을 연기했다.

"그저 꾸준히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실타래가 잘 맞은 덕분에 넷플릭스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이렇게 규모가 큰 작업도, 괴물과 연기한 것도 처음이에요. 원작 웹툰의 팬이었는데 상상만 하던 괴물들이 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게 좋았습니다."

이도현의 눈빛은 출연작마다, 맡은 역할마다 달라진다. '18 어게인'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던 이도현의 멜로 눈빛은 '스위트홈'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도현은 이러한 연기 변신의 비결로 노력을 꼽았다.

"스스로 재능이 없는 아이라 생각하거든요. 뭔가 주어지면 잘할 때까지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악착 같은 모습이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스위트홈'에서는 '이은혁'이 호불호가 갈리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최대한 무미건조하게 말하고, 큰일이지만 큰일이 아닌 것처럼 말하려고 노력했죠. 그랬더니 제 친구들도 '스위트홈'을 보고 절 욕하더라고요. 하하. 그만큼 몰입해서 '스위트홈'을 봤다는 이야기잖아요. 기분좋던데요."

▲이도현(사진제공=넷플릭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스위트홈'은 드라마로 옮겨지며 몇 가지 설정들이 달라졌다. 이은혁, 이은유(고민시) 남매도 원작과 달리 입양으로 맺어진 남매라는 설정이 추가됐다. 이러한 설정과 이응복PD의 연출, 이도현과 고민시의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은혁·은유 남매는 시청자들에게 '사약 로맨스'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처음엔 친남매가 아니라는 설정이 괜찮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피를 나눈 남매가 아니라 더 애틋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바뀐 각색이 좋았어요. 현장에서도 의도하지 않았는데 로맨스처럼 보인다는 이야기가 한 두 번 있었어요. 최대한 이은유의 오빠처럼 보이려 연기했어요."

이도현의 차기작은 상반기 방송 예정인 KBS2 '오월의 청춘'이다. '오월의 청춘'은 1980년 5월,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버린 희태(이도현)와 명희(고민시)의 아련한 봄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다. 공교롭게도 '스위트홈'에서 동생이었던 고민시와 멜로 눈빛을 교환하게 됐다.

"민시와 '스위트홈'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서로 이번엔 제대로 '케미'를 보여주자고 다짐했어요. 둘 다 연기 욕심도 많아서 잘 통해요. 하하."

▲'스위트홈'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이도현은 '연기하는 괴물'이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 가득했다. 벌써부터 차기작 '오월의 청춘'에 대한 열정이 눈빛에 담겨있었다. 그는 "'오월의 청춘'이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는 만큼 극 중에서 우리 역사를 잘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라며 "정의감 넘치는 이도현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 같다"라는 설렘도 드러냈다.

"가벼운 톤의 연기는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차기작에서는 밝은 모습의 이도현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또 제가 액션에 한이 좀 있거든요. 하하. '스위트홈'에서도 이은혁이 지략가이다보니 액션다운 액션은 육상 괴물의 눈을 석궁으로 맞추는 게 전부였어요. 기회가 된다면 남성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정통 느와르 연기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