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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빅스다운 콘셉트, 빅스답지 않은 도전”…빅스가 새로 쓴 신화
입력 2016-10-21 08:52   

▲빅스 '하데스' 콘셉트 포토(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신화. 직역하자면 신들의 이야기란 뜻이요, 동시에 신비스러운 이야기란 의미이기도 하다. 일상적인 경험을 벗어난 시공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이면서도 당대 사람들에겐 매우 신성하고 엄숙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야기. 무한한 상상·확장의 가능성과 진지한 접근을 전제하는 힘이, 신화에는 있다.

때문에 ‘콘셉트돌’이란 별명을 가진 그룹 빅스가 연간 프로젝트 ‘2016 빅스 콘셉션(2016 VIXX CONCEPTION)’의 줄기를 그리스·로마에서 가져온 것은 일견 훌륭한 발상으로 보인다. 신화 속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현대적인 맥락에서 해석·재창조될 수 있으며 그 서사의 무게 또한 중(重)하다. 비현실적인 시공을 전제로 하는 만큼 비주얼적으로 보여줄 요소도 많다.

빅스는 운명과 파멸의 신 케르(Ker)를 키워드로 3부작 활동을 예고했다. 지난 4월과 8월 발표된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판타지(Fantasy)’는 각각 질투의 신 젤로스(Zelos)와 죽음의 신 하데스(Hades)에게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곡이다. 빅스는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각 신이 관장하는 영역에 따라 사랑을 다르게 해석해냈다.

▲빅스 '젤로스' 콘셉트 포토(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먼저 ‘다이너마이트’는 사랑을 빼앗긴 후 질투의 화신이 된 남자를 표현한 노래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엔이 질투에 눈이 멀어 레오의 언약식을 훼방 놓는 모습을 통해 둘의 갈등을 부각시켰다. 스토리만큼 눈에 띄는 것이 비비드한 색감인데, 뮤직비디오 안에서는 붉은 조명과 푸른 조명을 대조시켜 이후 팬들의 무수한 추측과 해석을 낳았다.

‘판타지’는 ‘빅스 2016 콘셉션’의 주제를 관통하는 스토리라인을 보여줬다. 이뤄지지 않은 사랑이 끝없는 갈구 끝에 자신의 환상이 돼버렸다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뮤직비디오에서는 암흑세계를 찾아간 엔과 레오가 가시덩굴에 찔려 이블아이를 얻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재밌는 것은 두 곡이 ‘운명’과 ‘파멸’이라는 키워드를 교집합으로 삼아 프로젝트의 연결성을 획득하면서도, 개별적으로도 온전한 세계관을 완성한다는 점이다.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케르’라는 틀 안에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각각의 음반으로 봤을 때에도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개체의 음반이 될 수 있도록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음반의 콘셉트가 된 신(젤로스, 하데스)은 특정 멤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신이 의미하는 바(질투, 암흑세계)를 해당음반의 모티브로 차용, 이를 빅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빅스 '크라토스' 콘셉트 포토(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의 대미는 오는 31일 발표될 세 번째 음반 ‘크라토스(Kratos)’가 장식한다.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신인만큼 어느 때보다 카리스마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 비주얼이 기대되는 상황. 앞서 빅스는 두 차례에 걸쳐 콘셉트 사진을 공개,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섹시미를 담아냈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빅스를 대표하는 콘셉추얼함은 유지하되, 동시에 음악적, 안무적으로는 처음 도전하는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했다. 가장 빅스다운 콘셉트에 가장 빅스답지 않은 도전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콘셉트돌’이라는 빅스의 아이덴티티를 업그레이드시키며 ‘오직 빅스만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를 한층 더 높이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