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방송되는 EBS1 '극한직업'에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한 끼에 담은 진심을 다하는 작업자들을 만나본다.
◆바다에서 식탁까지, 갈치 한 점의 여정
전남 순천의 한 갈치 요리 전문점. 이곳의 주인장은 일주일에 두세 번 낚싯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직접 갈치를 낚는다. ‘좋은 맛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라는 신념에서 비롯된 원칙. 야행성인 갈치를 낚기 위해선 예측 불가능한 파도와 싸우며 밤새 뜬눈으로 낚시해야 한다. 장사 밑천으로 쓰려면 일주일에 최소 70kg의 갈치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바다의 일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니, 오늘도 그저 최선을 다해 밤바다를 향해 묵묵히 낚싯대를 던진다.
그렇게 밤샘 조업을 마치고 항구에 도착하면, 곧장 가게로 돌아와 손질과 숙성 작업을 시작한다. 신선한 갈치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제공농하는 것이 최고의 맛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생갈치회부터 다타끼(たたき), 구이, 조림, 튀김, 대파 꼬치구이 등 갈치 한 마리로 가능한 거의 모든 요리를 손님상에 낸다. 직접 낚은 재료로 손님상까지 책임지겠다는 원칙, 그 고집스러운 여정을 따라가 본다.

도심 속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로 만든 밥상'을 선보이는 밥집이 있다. 대전 유성구의 한 건물 지하에 자리한 음식점, 하루 30그릇만 한정 판매하기 때문에 손님들의 선착순 경쟁이 치열하다. 밭에서 수확하는 양만큼만 판매한다는 것이 이곳의 원칙! 이를 위해 주인장 가족은 가게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3,300㎡ 규모의 밭에서 30여 가지 작물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수확의 계절, 농부는 한 시도 쉴 틈이 없다. 농약을 쓰지 않기에 벌레를 잡는 일도 직접 해야 한다. 막걸리와 은행잎으로 만든 천연 살충제를 뿌리고, 트랩을 설치하며 밭을 관리한다. 이른 새벽부터 수확한 채소를 다듬고, 데치고, 말리는 등 식재료 준비만으로도 하루 해가 짧다는 주인장. 가족의 땀과 정성이 깃든 자급자족 비빔밥, 그 분주한 하루를 들여다본다.

경남 의령 한우산 자락에 자리한 젖소 목장. 이곳은 젖소를 기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요구르트와 치즈를 만들어 판매한다. 목장 운영 30년 차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7년 전 합류한 딸까지 세 식구의 힘으로 꾸려가는 소규모 목장! 해도 뜨지 않은 캄캄한 새벽,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첫 번째 일과인 ‘아침 착유’가 이뤄진다.
갓 짜낸 우유는 곧바로 냉각기를 거쳐 4℃ 이하로 보관되고, 냉각된 우유는 바로 옆 가공장으로 옮겨져 살균과 발효, 포장까지 하루 안에 모든 작업을 마치게 된다. 당일 착유와 당일 가공을 거쳐 24시간 이내에 고객에게 발송한다는 원칙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는 일상, 이들의 분주한 걸음 속에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책임지겠다는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누구보다 성실한 손길로 만들어내는 한 잔의 신선함, 그 진심 어린 현장으로 찾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