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영은 지난 15일과 16일 방송한 KBS2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 29회와 30회에서 정순희 역을 소화하며 딸 지은오(정인선 분)의 생모가 나타난 이후 요동치는 양어머니의 마음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26년간 키운 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딸의 선택을 존중하는 모성애를 특유의 절제된 연기로 완성했다.
정순희는 "버린 사람들이 왜 다시 딸을 찾아?"라며 지은오 생모를 향한 분노를 드러냈다. 하지만 생모가 가온재단 고성희(이태란 분) 이사장이란 것을 알게 되고, 그와 마주친 뒤에는 "버린 게 아니고 잃어버린 거구나"라며 생각을 바꿨다. 그러면서 "내가 입양을 안 했으면 친부모 만나 잘 살 수 있었을 텐데"라며 마음 아파했다.
정순희는 지은오를 위해 진수성찬 생일상을 차려줬다. 깜짝 놀라는 딸에게 정순희는 "네가 언제 떠날지 모르니까 준비했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고, 명품 가방을 선물하며 "네가 제일 예쁠 20대 때 해준 게 없었다"고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후 정순희는 딸의 방을 정리하던 중 간 이식 관련 서류를 발견했다. 그는 곧장 고성희를 찾아가 머리채를 잡으며 "우리 은오 간 뺏으러 왔지?"라고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어 "당신이 은오를 알면 얼만큼 아냐. 26년 동안 키운 나보다 잘 아느냐"라고 화냈다.
정순희와 생모 고성희의 갈등은 이어졌다. 다음 날 고성희는 정순희를 찾아와 "무능한 엄마"라고 비난하며 자신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지은오의 엄마로 남고 싶다면, 딸의 선택을 존중하라고 경고했다.
결국 방송 말미 지은오는 얼굴도 모르는 오빠지만, 간 이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순희는 "생모가 간 이식 때문에 찾은 거면?"이라며 고성희의 진짜 의도를 넌지시 이야기했지만, 지은오는 끝까지 고성희의 말을 믿었다. 딸의 생각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정순희는 "편한 대로 하라"고 허락했고, 그는 늦은 밤 홀로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김정영은 이번 방송을 통해 양어머니가 겪는 복잡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딸의 생모를 향한 호기심과 걱정,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 딸이 곧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 26년 양육한 자부심, 딸의 선택을 존중하며 홀로 삼키는 슬픔까지 섬세한 연기력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특히 여러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눈빛과 표정으로 전한 김정영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공감과 눈물을 이끌어냈다.
한편, KBS2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은 토, 일 저녁 8시 방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