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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로또 1등' 하율리 "실패도 값진 경험, 이제는 두렵지 않아"(인터뷰②)
입력 2026-10-22 00:06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지혜 역을 연기한 배우 하율리(사진출처=티빙)

①에서 계속

"요즘 입버릇이요? '그럴 수도 있죠'예요. 하하."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이하 로또 1등)에서 계약직 사원 이지혜는 '할 수 있습니다!'를 입버릇처럼 말한다. 20대 초·중반의 하율리도 그랬다.

"데뷔 초에는 '이 일을 계속해도 되는 건가?' 너무 초조하고 조급했어요. '할 수 있어요' 하면서 앞으로 가는 데만 에너지를 썼는데 요즘은 '천천히 가도 돼, 잘하고 있어' 하고 스스로를 다독여요. 앞만 보고 달리는 게 아니라 옆에 있는 나무도 보게 됐어요."

'로또 1등'보다 먼저 방송된 MBC '유부녀 킬러'는 '로또 1등' 이후에 촬영한 작품이었다. 매번 누군가를 괴롭히는 악역을 맡아 홀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던 하율리는 연이은 팀 촬영에 온기를 느꼈다.

▲배우 하율리(사진출처=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유부녀 킬러'에서 하율리는 독살 전문 킬러 오현남을 연기했다. 이준혁이 추천해준 넷플릭스 영화 '더 킬러'를 참고하고 어쩌다 총이 아닌 독을 사용하는 킬러가 됐는지 분석을 시작했다. 또 '로또 1등'과 달리 원작에 충실하고자 했다.

"현남이가 살아온 환경을 제가 경험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본과 원작에서 다른 인물들이 현남이를 평가하는 대사를 많이 발췌해 정리해 두고, 거기에 제 상상을 더해 풍성하게 만들었어요."

지난해 초 JTBC '옥씨부인전' 종영 이후 비즈엔터와 만났던 하율리는 자신을 '빨강'이라고 표현했다. 티빙 '피라미드 게임'과 '옥씨부인전'에서 연달아 강한 악역을 맡은 뒤였다.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하율리의 색은 어떨까.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지혜 역을 연기한 배우 하율리(사진출처=티빙)

"카키나 브라운? 빨강과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하하. 20대 초반에는 달리는 데 열정을 쏟았다면 요즘에는 스스로 되돌아보고 여유를 갖는 시간이 더 중요해졌어요. 좀 더 차분한 20대 후반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그 색이 떠올라요."

일상에도 루틴이 생겼다. 촬영이 있는 날은 2시간 일찍 일어나 30분 이상 달리거나 자전거를 탄다. 대신 쉴 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올드팝을 들으며 레고를 만지고 퍼즐을 맞추거나 만화책을 보러 간다.

지난 인터뷰에서 하율리는 자신의 전성기가 서른 살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은 어디쯤 와 있을까. 하율리는 '레드카펫'에 비유했다.

"배우들이 레드카펫에 서기 전에 수많은 준비를 하잖아요.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귀걸이와 드레스를 고르는 그 단계인 것 같아요. 30대부터 전성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같아요. 그래서 20대 후반엔 해보지 못한 것도 경험하면서 많은 무기를 장착하고 싶어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지혜 역을 연기한 배우 하율리(사진출처=티빙)

그 무기에는 장르의 제한이 없다. 지난 인터뷰에서 목표로 꼽았던 제작발표회 무대를 '로또 1등'으로 이룬 하율리는 이번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단다.

"제 필모를 보니 장르가 겹치는 게 거의 없더라고요.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액션까지 제대로 도전해보고, 필모의 퍼즐을 잘 쌓고 싶어요."

이런 욕심이 생긴 건 선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의 하율리는 자신이 잘해 보일 수 있는 작품만 골라야 하는 건 아닌지 늘 평가를 두려워했다. '지금 아니면 안 된다'라는 불안함도 컸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요즘은 실패하더라도 나한테 값진 경험이 되겠구나, 필요한 경험이 되겠구나 싶어요. 너무 성공만 바라고 완벽한 것만 바라면 나중에 뒤늦게 실패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많이 열렸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