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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ㆍ이다영, '엄중처벌' 靑 국민청원 2만 5000명 동의…흥국생명 "'심신 안정' 우선"
입력 2021-02-12 02:30   

▲이다영, 이재영(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이재영·이다영 배구선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였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에 두 사람을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프로배구단 흥국생명은 처벌보다 선수 보호를 먼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자 배구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12일 현재 해당 청원은 약 2만 5,000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대한민국의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더 이상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범죄에 대해 지켜볼 수 있을 수 없어 청원하게 됐다"라며 "최근 여자 프로배구선수로부터 학교폭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지만 배구연맹은 이를 방관하고 조사나 징계 조차 없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는 단순히 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체육계의 신뢰와 도덕성의 문제"라고 말하며, 해당 선수들에 대한 제명과 지명 철회 등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나라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라면 이는 더욱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한 국가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사과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체육계의 국격이 손상된 것은 사실이며 배구연맹과 배구선수들 전체에 대한 이미지에 손실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제대로 된 조사와 엄중한 처벌만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여자 프로배구 선두를 질주하던 흥국생명은 이번 논란으로 위기에 놓였다. 지난 11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는 이번 시즌 최단 경기 기록을 남기며 3대0으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주전 레프트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이 빠졌기에 앞으로 예정된 7경기 모두 제대로 치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두 사람은 현재 팀 숙소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심리 치료 등으로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회복을 도울 예정이나 두 선수가 언제 다시 코트에 설지는 기약할 수 없다.

흥국생명의 한 관계자는 "학폭 논란과 관련해 쌍둥이 자매를 징계하라는 요구가 있는 걸 잘 안다"면서도 "현재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징계라는 것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지금은 처벌보다 선수 보호가 먼저이고, 차분히 징계 수위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흥국생명은 쌍둥이 자매와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의 가세로 여자배구 '절대 1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선수 간 불화로 3라운드에서 크게 흔들리더니 최근 연쇄 악재로 이젠 1위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 내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