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합]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헌재 전원 일치 탄핵 인용
입력 2025-04-04 11:22    수정 2025-04-04 14:56

▲윤석열 대통령(이투데이DB)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인용하며 파면을 선고했다. 한국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파면 결정이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전 11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낭독했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윤 대통령은 이 순간부터 대통령직을 상실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라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국회가 제기한 탄핵소추 사유 5개를 모두 인정했으며,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은 없었고, 일부 재판관들만 결론에는 동의하면서 세부 쟁점에 대해 보충의견을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이자, 국회가 같은 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을 접수한 지 111일 만에 이루어졌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투데이DB)

헌재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헌법상 요건을 위반한 불법이라고 명확히 판단했다. 헌재는 이른바 '줄 탄핵', 예산안 삭감과 관련해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재의 탄핵심판, 피청구인의 법률안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으므로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경고성·호소용 계엄이었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서는 "계엄법이 정한 계엄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또 계엄의 배경으로 언급된 '부정선거론'도 타당하지 않으며,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계엄 선포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에 모인 의원들을 끌어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실로 인정했다. "피청구인은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에게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으니,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했다"라고 판단했다.

계엄 선포 당시 주요 정치인·법조인 등의 위치를 확인하려 시도했다는 점도 사실로 인정됐다. 헌재는 "국방부장관은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국군방첩사령관에게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등 14명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라며 "피청구인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하여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했고, 국군방첩사령관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위 사람들에 대한 위치 확인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위치 확인을 시도한) 대상에는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 대법원장 및 전 대법관도 포함되어 있었다"며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이 신빙성을 적극적으로 공격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진술도 모두 사실로 인정됐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에서 제기한 절차적 쟁점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내란죄 철회' 논란에 대해서는 탄핵소추 사유의 변경으로 볼 수 없으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국회 법사위 조사를 거치지 않거나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해 탄핵소추 자체가 무효라는 윤 대통령 측 주장도 배척했다.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앞으로의 탄핵심판에서는 증거와 관련해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보충의견을,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은 전문법칙을 완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충의견을 냈다. 정형식 재판관은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탄핵심판은 작년 12월 14일 접수 이후 11차례 변론을 거쳐 지난 2월 25일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장기간 평의를 거듭한 끝에 이날 선고를 마쳤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전체 심리 기간과 변론종결 후 평의 기간 모두 대통령 사건 중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