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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펀더멘털] CJ CGV, 줄이고 내보내고 버티는 중①
입력 2025-04-25 17:50   

비용 구조 고착 속 점포 감축·유동성 조달 반복

▲CJ CGV(사진제공=CGV)

CJ CGV(079160)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조 9579억 원, 영업이익 759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매출은 회복됐지만, 이익은 제한적이고 매장 축소와 인력 감축, 반복되는 자금 수혈로 흑자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CJ CGV의 2년 연속 흑자는 2020년 팬데믹 이후 이어졌던 적자 흐름을 끊었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다. 하지만 이익보다 더 많은 돈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가면서 당기순손실은 1737억 원에 달했다.

금융비용은 회사가 빌린 자금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이자 비용, 리스료 이자, 신종자본증권 이자 등을 말한다. 2024년 CJ CGV의 금융비용은 총 3022억 원으로 이익을 내더라도 구조적으로 고정된 비용 지출에 의해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리스회계 기준(K-IFRS 1116) 도입 이후 고착됐다. CJ CGV는 대부분의 극장을 장기 리스로 운영하는데, 회계상 이 리스료는 이자비용과 부채상환액으로 분리돼 반영된다. 실질적으로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고정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CJ CGV는 2018년 매각했던 영화관 11개를 2024년 초 2100억 원에 재매입하며 리스료 부담 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절감된 연간 이자 규모는 약 18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이자 감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CJ CGV는 결국 점포와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2024년부터 원주점, 인천논현점, 송파점, 연수역점, 창원점, 광주터미널점, 청주율량점 등 총 7개 점포가 폐점됐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부에나파크점은 지난 3월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또 지난 2월엔 입사 7년 차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약 8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조달도 반복되고 있다. CJ CGV는 2023년 약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자금 역시 콘텐츠 투자나 신사업이 아닌 리스부채 상환 및 운영자금 보전에 쓰였다.

CJ CGV의 최대주주는 CJ ENM으로, 지분율은 39.3%다. CJ ENM은 2024년 매출 5조 2314억 원, 영업이익 1045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연결 자회사들의 수익성 편차와 콘텐츠 제작비 증가, 투자 확대 등으로 CJ CGV에 대한 추가적인 재무 지원 가능성은 제한된 상황이다.

또 팬데믹 이후 OTT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극장 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제한됐다. 그런 가운데 기존 사업 구조 내에서는 CJ CGV의 재무 구조가 당분간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민하·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CJ CGV는 기술특별관 중심으로 극장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재무 상황은 여전히 부담스럽고, 국내 및 주요 해외 멀티플렉스 시장에서의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황재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국내 극장 사업은 팬데믹 이후 외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리스 구조와 고정비 부담이 여전히 재무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올해는 올리브네트웍스, CJ 4DPLEX 등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기여와 비용 구조 개선 노력을 병행해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