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군의 셰프' 연지영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찡해요."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의 주인공 연지영은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돌아왔지만, 그를 연기한 임윤아의 마음은 여전히 '폭군의 셰프' 세계관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지난 28일 종영한 드라마를 두고 그의 목소리에는 애틋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폭군의 셰프'는 미슐랭 3스타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에 떨어지고, 폭군이자 미식가인 이헌(이채민)에게 매일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는 판타지 사극이다. 임윤아의 열연 덕분에 마지막 회는 최고 시청률 17.1%(전국 평균,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최근 비즈엔터와 만난 임윤아는 "촬영 종료 후에도, 본 방송을 볼 때도 연지영으로서 매번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요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여서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대본을 읽으니 밝은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연지영은 감정의 폭이 큰 인물이었어요. 한동안 임윤아의 일부였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의 가장 큰 과제는 요리였다. '폭군의 셰프'에서는 요리가 매 순간 중요한 장치였기에, 연기 이상의 준비가 필요했다. 임윤아는 촬영 석 달 전부터 요리학원에 등록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칼질과 불 조절, 플레이팅을 반복하는 훈련은 일상이 됐다.

"손이 기억해야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잖아요. 드라마에 나온 요리는 모두 직접 해봤고, 궁금해서 한 입씩 꼭 먹어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된장 파스타였답니다. 하하."
촬영장 분위기는 자유로웠다. 장태유 감독은 배우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은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연지영이 수라간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을 부르는 장면은 임윤아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장면이었다.

"대본에는 술주정을 부린다고만 적혀 있었어요. 연지영이라면 '컴백홈'을 그대로 부를 것 같지 않았어요. 그래서 마지막 가사를 '내 망운록도 없었어'로 바꿔봤어요. 젓가락으로 그릇을 두드리며 리듬을 만드는 것도 현장에서 떠올렸고요."
그는 장태유 감독의 연출력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 감독이 촬영했던 컷들을 전부 사용해 다채로운 화면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만화 같은 CG 사용이라든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장면들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게 오히려 우리 드라마의 색깔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요소가 됐죠."

치밀한 연출에 시청자들은 세심한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드라마의 이야기를 즐기는 것을 넘어 오프닝에 등장하는 '망운록' 책장을 캡처해 줄거리를 예상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그렇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들까지 놓치지 않고 즐기실 줄은 몰랐어요. 정말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도 의미를 부여해 주시는 게 저도 재미있고 감사했어요. 현장에서 치밀하게 준비하신 감독님의 노력이 빛났다는 증거 아닐까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