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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필의 시선] '퀸테센스' 태양의 가장 솔직한 앨범
입력 2026-05-19 13:30   

▲태양(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본질을 찾았다고 해서 그것을 하나로만 정리하고 끝나면 그건 본질을 찾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더라고요."

태양은 18일 서울 마포구 큐브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태양의 정규 4집 'QUINTESSENCE(퀸테센스)' 음감회에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깨달은 것을 설명했다. '본질'을 찾겠다고 시작한 앨범인데 '본질'은 찾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역설처럼 들리지만, 이 한 문장이 태양의 이번 신보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

앨범 제목 'QUINTESSENCE'는 우리말로 '본질, 정수'를 뜻한다. 태양은 1년 전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 눈과 마음에 가장 오래 남아 있던 단어가 바로 '본질'과 '정수'라고 했다.

▲태양 정규 4집(사진출처=더블랙레이블)

"태양의 본질은 무엇인가?"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태양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그러다 'QUINTESSENCE'라는 단어에 닿았고, 정규 앨범의 제목을 먼저 정하고 그 단어로부터 오는 영감들을 따라 앨범을 만들었다. 태양은 작업을 마무리하며 질문의 답 대신 삶을 대하는 태도를 얻게 됐다고 했다.

"본질이라는 걸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유나 사랑처럼 본질이라는 단어 안에는 너무 많은 층위가 있더라고요. 본질은 무엇이라는 답을 내리기보다 계속해서 본질을 찾아가려는 마음과 방향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20년 동안 음악을 해온 사람이 내린 결론이 '아직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 솔직함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었다.

▲태양 'LIVE FAST DIE SLOW' 뮤직비디오 캡처(사진출처=더블랙레이블)

고민의 흔적은 앨범 곳곳에 배어 있다. 타이틀곡 'LIVE FAST DIE SLOW(리브 패스트 다이 슬로우)'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태양이 지금까지 발표한 곡 중 가장 빠른 템포의 곡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에는 트랙 위를 바쁘게 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태양의 모습이 담겼다. 세상의 속도와 자신의 속도를 이질적으로 병치한 장면이었다.

첫 트랙 'BAD(배드)'는 지금껏 걸어온 길에서 자신 안에 어떤 싸움이 있었는지를 담았고 마지막 트랙 '4U(포유)'는 팬들을 향한 곡으로 앨범의 종착지가 됐다. "시간의 경계선을 넘어서 영원을 너와 그리고 싶어"라는 첫 라인으로 시작하는 '4U'는 본질을 찾겠다고 떠난 여정의 끝에서 태양이 가장 확신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태양 정규 4집(사진출처=더블랙레이블)

협업의 폭도 넓혔다. 유명 프로듀서 스테레오타입스(Stereotypes), 폴 블랑코(Paul Blanco) 등과 작업했고, 에픽하이 타블로는 'MOVIE(무비)', 'OPEN UP(오픈 업)', 'G.O.A.T(고트)' 등 세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특히 힙합 신의 가장 핫한 뮤지션 중 한 명인 폴 블랑코에 대해 태양은 "빅뱅 음악을 듣고 자란 친구였다"라며 "내가 쌓아온 유산과 나의 취향을 이해하는 사람과 작업해야 새로우면서도 나다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폴을 만나면서 그 고민이 해결됐다"라고 했다.

태양은 이날 "내가 가졌던 여러 가지 질문과 생각을 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했다. 지난 20년 동안 가요계에 유의미한 발자국을 남긴 그가 정규앨범을 통해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진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 자체로 하나의 답일지도 모른다. 'QUINTESSENCE'는 태양의 가장 솔직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