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에게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딱밤 한 대, 학교에 침입한 조직폭력배에게는 무자비한 폭력. '참교육'의 나화진이 휘두르는 주먹에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 그리고 그 원칙은 배우 김무열이 '나화진'을 해석한 방식 그 자체였다.
김무열은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를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의 글로벌 흥행 소감과 함께 '나화진'이라는 인물을 만든 과정을 풀어놨다.
'참교육'은 선 넘는 학생과 학부모로 무너진 교권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가상의 국가 기관 교권보호국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다. 김무열은 교권국의 감독관 나화진 역을 맡아 밀도 있는 감정 연기부터 거침없는 액션까지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참교육'은 넷플릭스가 지난 10일 발표한 글로벌 톱10 순위에서 공개 이후 사흘간 64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비영어권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10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해외 매체의 호평도 이어졌다.
'참교육'의 주인공 김무열에게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무열은 그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제가 잘해냈다기보다는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준비한 것을 잘 받아먹은 거죠. 하하. 열 번의 에피소드를 거치며 함께한 모든 배우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앙상블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무열이 제일 어려워했던 순간은 1화를 촬영할 때였다. 교권국이라는 조직의 시작과 색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평소 입에 담기 버거운,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이 1화에 많았어요. '이게 네가 만든 지옥이다' 같은 대사들이죠. 초반에 교권국이 어떤 곳인지 밑그림을 그려주는 대사들인데 그걸 혼자 감당해야 해서 어려웠습니다."
시청자들이 나화진에게 열광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김무열의 시원시원한 액션이다. 주먹만 믿고 겁 없이 덤비는 가해자들에게 시원하게 날리는 따귀 한 방은 대다수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김무열은 화려함을 과시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약혼자이자 교사였던 최가윤(하영 분)이 추구한 교육의 길을 따르겠다는 나화진의 태도에서 액션의 결을 찾았다.
"나화진이 이 문제를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봤어요.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편견 없이 바라보고, 처벌이 끝이 아니라 그 이후를 생각하는 인물이죠. 그 연장선에서 액션을 만들려고 했어요."
김무열은 이 기조를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하려 했다. 특히 '사이다'의 핵심인 따귀 장면을 만들 때는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직접적인 묘사는 최대한 배제했다.
"따귀가 주는 장르적 쾌감도 있지만 그건 서사를 위한 장치의 일부였어요. 효과가 큰 만큼 더 신중해야 했죠. 가해자는 따귀를 맞고 이후에 어떤 생각을 할지 피해자는 어떻게 위로받을지, 짧지만 그 부분을 최대한 담아보려 했습니다."

캐릭터의 태도는 명대사로도 이어졌다. 나화진이 조규철(이봉준 분)에게 건넨 마지막 대사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는 대본에 없던 말이었다. 이 대사는 김무열이 직접 감독에게 제안해 추가한 말이었다.
"최가윤 선생님이 조규철에게 이런 말을 남겼을 것 같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어요. 나화진은 처벌이 다가 아니라 그 이후에 바뀔 수 있다는 희망, 그런 마음을 가지고 교권국 활동에 임했거든요.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는 말은 자연인 김무열에게도 위로가 되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꼭 하고 싶었습니다."
②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