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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폭싹 속았수다' 채서안, 연출·작가까지 꿈꾸는 '겉절이'의 대담한 도전(인터뷰③)
입력 2025-04-07 10:02   

▲채서안(비즈엔터DB)

②에서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제가 직접 겪은 감정을 캐릭터에 담고 싶더라고요."

연기를 쉬는 동안, 채서안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카메라 앞에 서지 못했던 1년 동안 그는 삶을 관찰했다. 또 마음을 기록했고 생각을 글로 남겼다. 만에 하나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제2의 직업을 찾기도 했다. 바로 연출이었다.

나이는 채서안에게 걸림돌이 아니었다. 그는 한예종 연출과에 지원했다. 직접 쓴 시나리오로 1차 시험도 통과했다. 최종까지 통과하진 못했지만 이때의 경험은 채서안에게 확신을 줬다.

"결국 제 마음 속 1번은 연기더라고요. 그래도 언젠가 제가 직접 쓴 시나리오로 연출하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채서안(비즈엔터DB)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수필도 쓰고 있다. 그는 '겉절이의 취업 준비'라는 수필을 짧게 소개해줬다.

"김장을 시작해 겉절이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지난 1년에 비유한 수필이에요. 채소를 다듬고 절이고 버무려지는 과정을 지나 비로소 식탁 위에 놓이는 겉절이처럼 저 역시 절여지고 묻히고 뒤섞이는 시간이 있었다는 걸 표현한 글이에요."

그건 일기를 쓰듯 흘려보내는 글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기억해야 할 감정, 언젠가 연기로 꺼내 써야 할 감정이었다. 그래서 기록하며 붙잡았고, 서사로 바꿨다.

▲채서안(비즈엔터DB)

채서안은 스스로를 성실하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계획적이지 못한 사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채서안을 무모하게 도전하는 사람이라 불렀다. 광고홍보를 전공하던 대학교 3학년 때 연기를 해야겠다며 연극영화과 입시를 도전한 것도, 공백기를 공장에서 일하며 보낸 것도, 시나리오와 수필을 쓴 것도 해보고 싶어서 한 일이었다. 겁이 없었다기 보단 겁이 나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제 장점은 대담함인 것 같아요. 저도 당연히 두려움이 있죠. 그래도 해보는 거예요.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기잖아요."

▲채서안(비즈엔터DB)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은 채서안은 조금씩 자기만의 페이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10km 마라톤을 완주했고, 요즘엔 발레 수업도 듣는다. 몸이 뻣뻣한 편이라 발레는 특히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목표를 하나씩 세우고 도장 깨기 하듯 하나씩 이뤄가는 작지만 확실한 성취가 좋아요. 말랑한 인물보다 자신만의 사연이 깊은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것도 그런 역할을 할 때마다 조금씩 저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게 천천히 제 방식대로 오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채서안 이름 석 자로 기억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