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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희의 스포트라이트] '군필' BTS, '왕의 귀환'이 던지는 질문①
입력 2025-07-02 12:00   

▲새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를 발매한 그룹 방탄소년단(BTS)(비즈엔터DB)

마침내 올 것이 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6월 21일 멤버 슈가의 소집해제를 끝으로 7명 전원 병역 의무를 마쳤다는 소식이다. 2022년 12월 맏형 진의 입대 이후 약 2년 6개월간 이어졌던 '군백기'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BTS는 2026년 봄, 전 세계가 고대하던 완전체의 귀환을 공식화했다. 이 기대감은 K팝 팬덤을 넘어 글로벌 음악 시장 전체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BTS의 군 복무 기간은 단순히 멤버들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았다. 이 기간 K팝 시장은 역동적인 변화와 함께 다소의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신성들이 대거 등장하며 새로운 판이 짜였지만, BTS라는 거대한 축이 부재했던 만큼 '탈 K팝'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 대통령'이라 불리던 BTS의 귀환은 BBC, AP통신 등 해외 유수 언론에서도 앞다퉈 보도할 만큼, 단순한 아이돌 그룹의 복귀를 넘어 K팝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방탄소년단(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 '군필 아이돌'의 모범적 서사

방탄소년단은 군백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멤버들의 입대를 비교적 짧은 기간에 분산해 진행했다. 맏형 진이 2022년 12월 가장 먼저 입대한 이후 모든 멤버가 불과 몇 개월 간격으로 입대하며 전체 군백기를 약 2년 6개월로 단축시켰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은 팬덤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그룹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치밀한 계획이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한 이들의 태도다. 한때 병역 면제를 요구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BTS는 자진 입대를 선택하며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마쳤다. 전문가들은 "군 복무를 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 있고, 이미지가 중요한 아이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BTS의 선택이 팬들과의 신뢰를 지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깔끔하게 의무를 마침으로써 불필요한 부담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셈"이라며 이들의 선택이 장기적으로 현명했다고 분석한다. 이는 K팝 아이돌의 새로운 병역 이행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방탄소년단(사진제공=빅히트뮤직)

군 복무 중에도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났다. 솔로 앨범 발매와 월드투어 등 활발한 개별 활동은 팬덤의 공백감을 채우고 멤버 개개인의 음악적 성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지난 6월 13일, 제이홉의 앙코르 콘서트 'HOPE ON THE STREET FINAL'에 군 복무를 마친 7명 모든 멤버가 한자리에 등장한 것은 완전체 재결합의 첫 신호탄이자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이 장면은 "이제 진짜 뭉친다", "7명이 다 모인 모습만으로도 감격"이라는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방탄소년단(사진제공=빅히트 뮤직)

◆ BTS 공백기, K팝 시장의 변화와 위기론

하지만 BTS가 자리를 비운 2년여 동안 K팝 시장은 빠르게 재편됐다. BTS와 블랙핑크가 주도하던 3세대 K팝 시대에서, 현재는 4세대·5세대 아이돌이 중심이 되는 구도로 변화했다. 과거처럼 뚜렷한 '원톱' 그룹은 없지만, 장르의 다양성과 개성이 더욱 뚜렷해졌고 인기가 여러 그룹으로 분산되는 양상이 짙어졌다. 어린 팬들은 "BTS는 이제 좀 '지난 세대' 같다"고 말할 만큼 시장의 세대교체는 분명하게 진행됐다.

더 큰 문제는 K팝 산업 전반에서 감지되는 침체 신호다. 공연 수익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시장의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앨범 판매량은 2023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써클차트에 따르면, 2024년 K팝 음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4% 감소했으며 음원 이용량 역시 줄었다. 이러한 흐름은 BTS와 블랙핑크의 공백기와 맞물려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방탄소년단(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여기에 연예계 각종 논란, 아티스트 정신 건강 문제, 뉴진스와 어도어의 갈등과 같은 K팝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포스트 BTS'를 이끌어갈 만한 그룹이 아직 명확히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1990년대 '홍콩 문화의 몰락'에 비유하며 K팝의 위기를 거론하기도 한다.

한 문화예술평론가는 "BTS의 단체 활동 공백기 동안 K팝 시장은 일종의 위기 상황을 겪었다"라며 "이 모든 것이 BTS의 부재 때문은 아니지만, 그 시기에 K팝 시장에 쌓여 있던 문제들이 드러난 것뿐"이라고 지적한다. K팝 시스템 자체를 돌아보고 산업으로서 자립적인 기반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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