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방송되는 EBS '명의-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상세히 전한다.
◆관절염이 일상을 무너뜨린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60대 여성. 손과 발의 관절이 변형되면서, 단추 하나 끼우는 데도 땀을 뻘뻘 흘리며 30분 넘게 걸린다. 이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은 일상의 기본적인 동작마저 어렵게 만든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는 우리 몸을 보호해야할 면역 체계가 오히려 스스로를 공격하면서 관절에 염증을 유발한다. 문제는 이 염증이 시간이 지나며 연골과 뼈를 녹여버린다는 점이다.
손가락 마디가 휘고, 발가락이 틀어져 걷기도 어려워지며, 심한 경우에는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쥘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식사조차 할 수 없게 된다. 관절이 한번 망가지고 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

관절만 아픈 줄 알았던 류마티스 관절염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미 관절이 망가져 무릎에 인공관절을 삽입한 환자는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에도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 문제가 발견됐다. 관절염에서 시작한 염증이 혈관까지 퍼지면서 동맥경화를 유발했고, 결국 심혈관이 찢어지면서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뻔한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지 관절에만 국한된 병이 아니다. 전신에 염증을 유발하며, 시간이 지나면 심혈관질환, 폐섬유화, 안구건조증, 골다공증, 치주염까지 온몸에 광범위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염증이 혈관 내벽을 공격해 동맥경화를 유발하면서 생기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가장 주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단순한 ’관절병’이라 여겨온 류마티스가 어떻게 온몸을 공격하는지 알아본다.

스물아홉, 한창나이에 이미 무릎 연골이 다 없어지고, 손가락 변형까지 시작됐다. 7년 전에 류마티스 진단을 받았지만 약물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하면서 병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치료를 중단한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겨우 이십 대에 계단을 오르내리고 물병을 따는 간단한 일상도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다행히 최근에는 염증을 정확히 타깃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와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며, 꾸준한 치료만으로도 거의 완치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약을 끊는 순간’ 다시 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류마티스는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함께 관리해야 하는 병이다. 치료는 일상이 무너지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손가락이 붓고, 아침마다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느낌. 하지만 관절이 아프면 흔히 ‘나이 탓’으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관절이 아프면 대부분 ‘퇴행성 관절염’을 먼저 떠올리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부터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손가락 끝마디나 무릎 안쪽처럼 특정 부위가 아픈 반면, 류마티스는 손등 쪽 손가락 마디나 양쪽 관절에 동시에 붓고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과 류마티스 관절염이 동시에 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진단은 복잡하지 않다. 간단한 혈액검사와 엑스레이만으로도 확인 가능하지만, 초기 증상을 ‘노화’라고 여기며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한다. 지금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 그저 노화의 일부라 여기고 있진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