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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하동 한바퀴
입력 2025-10-25 08:00   

▲'동네한바퀴' 하동 (사진제공=KBS 1TV)
'동네한바퀴' 이만기가 경상남도 하동에서 섬진강 재첩 한 상과 열대과일 농장, 지리산 화개골 오죽차, 술상마을의 전어 한 상 차림으로 가을을 만난다.

25일 방송되는 KBS 1TV '동네한바퀴' 342번째 여정에서는 자연의 품에 안겨 사랑이 넘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난다.

◆솔향 가득한 애민 정신, 하동송림공원

품 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우람한 소나무 가득한 ‘하동송림공원’. 가을이 오면 소나무 아래 꽃무릇이 만개하는 이곳은, 영조 시절 도호부사 전천상이 섬진강의 강바람과 모래바람으로 고통받는 부민들을 위해 직접 조성한 곳이다. 300여 년 가까이 곧은 자세로 자리를 지키고 선 소나무 숲에서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2025 하동을 먹다, 하동별맛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동네한바퀴' 하동 (사진제공=KBS 1TV)
◆강바닥 가득한 어머니의 사랑, 섬진강 재첩 한 상

섬진강을 따라 걷다 출항 준비 중인 어부를 만났다. 대를 이어 재첩을 잡고 있다는 조춘재(57) 씨다. 사람 몸만 한 갈퀴 ‘거랭이’로 강바닥을 긁어서 잡는 재첩잡이는 전통적인 손틀어업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물살을 버티며 춘재 씨가 강에서 힘들게 잡은 재첩은 아내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다.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음식솜씨로 ‘재첩국’과 ‘재첩전’, ‘재첩회무침’으로 구성된 섬진강 재첩 한 상을 뚝딱 차려낸다. 철마다 귀한 선물을 내어주는 섬진강이 마치 ‘어머니’같다는 부부. 푸짐하게 차려진 재첩 한 상과 함께 강처럼 넉넉한 부부의 마음을 맛본다.

▲'동네한바퀴' 하동 (사진제공=KBS 1TV)
◆위기 끝에 성공의 열매를 수확하다. 아열대과일 농장

섬진강을 따라 지리산 쪽으로 향하다 아열대작물이 가득한 하우스를 만났다. 망고바나나, 핑거라임, 용안, 파파야 등 300여 개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는 박철경 씨. 해마다 점점 오르는 기온에 아열대작물은 실하게 열매를 맺고 높은 가격에 팔려나간단다. 하지만 처음부터 성공했던 건 아니다. 귀농하고 몇 년간은 모종과 묘목을 구하느라 전국을 돌아다녀야 했고 실패한 작물이 대부분이었다. 하동 풍토에 맞는 작물을 찾아내 재배법을 연구한 끝에 오늘의 성공이 있었다. 기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각오로 오늘도 아열대작물과 씨름 중인 그의 달콤한 인생을 맛본다.

▲'동네한바퀴' 하동 (사진제공=KBS 1TV)
◆평사리의 가을을 걷다. 동정호와 악양루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되었던 평사리 들녘 끝에는 생태공원으로 거듭난 ‘동정호’와 한 조각 그림처럼 서 있는 ‘악양루’가 있다. 악양루에 서서 가을 풍경의 절정과 마주하고 있노라면 중국의 학자 범중엄이 ‘악양루기’에서 써 내려간 글귀,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애민 정신이 느껴진다. ’백성보다 먼저 근심하고 가장 나중에 즐거워하라’는 어진 관리의 마음만큼 아름답고 고즈넉한 하동의 가을과 마주한다.

▲'동네한바퀴' 하동 (사진제공=KBS 1TV)
◆정류장에서 쉬어가이소~ 하동시장 구경하이소~

읍내 한복판 버스 정류장이 어르신들의 사랑방으로 변해있다. 최근 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넉넉한 공간과 에어컨, 정수기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버드나무정류장’은 하동의 자랑이다. 근처의 ‘하동공설시장’은 예로부터 섬진강을 따라 지리산과 남해의 물자가 오가던 유서 깊은 재래시장인 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 장날의 활기와 오래된 가게에서 느껴지는 정감 어린 옛 감성을 전한다.

▲'동네한바퀴' 하동 (사진제공=KBS 1TV)
◆속세를 떠나 ‘오죽(烏竹)’과 벗하는 삶

지리산 화개골에서 새카만 죽대를 가진 ‘오죽(烏竹)’숲을 일구고 대나무 차를 만들고 있는 주해수 씨를 만났다. 온종일 어린 대나무 가지를 작두로 자르고 말리는 데 여념이 없는 주해수 씨. 그는 왕년엔 잘 나가는 건설업 사업가이자 ‘폼생폼사’의 삶을 살았단다. 하지만 IMF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고향 화개골로 돌아와 속세와 단절된 채 지냈다는데, 그러던 와중 눈에 띈 까만 대나무 ‘오죽’. 지리산에 희귀 대나무인 오죽이 자생한다는 것을 알고 난 뒤 30여 년간 오죽차를 연구하게 되었다, 이제는 ‘자연과 벗하는 삶’이 좋아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해수 씨. 그의 오죽차에 녹아든 인생을 음미해 본다.

▲'동네한바퀴' 하동 (사진제공=KBS 1TV)
◆술상마다 웃음꽃 피는 술상마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금오산. 다도해의 절경 속 해안가 마을에 눈길이 간다. 그날 잡은 전어가 수족관 가득하고 전어회와 구이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이는 하동 술상마을. 해가 지면 동네 어부들이 나와 전어로 술상을 차린다는 마을이다. 그날 잡은 싱싱한 전어를 뚝뚝 썰어낸 ‘전어회’와 머리째로 먹는 ‘전어구이’. 새콤하게 무친 ‘전어회무침’까지. 매일 차려지는 전어 한 상에는 부부의 사랑이 꽃핀다. 칠흑 같은 새벽에 출항해 동이 트고서야 돌아오는 전어잡이를 평생 해온 부부는 자식들 모두 출가시킨 요즘이 오히려 신혼이란다. 흥 넘치고 사랑 넘치는 전어잡이 부부가 사는 술상마을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