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결은 '언더커버 미쓰홍'을 통해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인 1997년, 차가운 IMF 외환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화려하게 빛났던 '오렌지족'의 에너지를 소환해냈다. 조한결은 능청스러운 미소 뒤 반전 정체를 숨긴 채 드라마의 활력을 책임졌다. 특히 그는 잘생긴 신예를 넘어, 16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주연 못지 않게 끌고 가는 저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조한결이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지난 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1990년대 세기말, 30대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증권사 한민증권에 스무살 말단 사원으로 위장취업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레트로 오피스 코미디다. 극 중 조한결은 한민증권 강필범(이덕화 분) 회장의 외손자이자 위기관리본부 본부장 '알벗 오' 역을 연기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찾은 조한결은 세기말 '알 본부장'의 옷을 완전히 벗은 모습이었다. 3월의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봄이 올 듯 말 듯 하다"며 인사를 건넨 그는 영락없는 20대 청년의 모습이었다.
조한결은 '언더커버 미쓰홍' 마지막 회가 12.4%로 마무리한 것에 대해 "사실 처음 3%대로 시작했을 때는 걱정도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이 딱 드라마 배경 속의 세대라 내용 자체를 너무 재미있어하셨고, 아버지가 지인들에게 줄 사인을 부탁하실 때 비로소 성공을 실감했다"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가 연기한 '알벗 오'는 자칫하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낙하산 본부장 캐릭터였다. 하지만 조한결은 이를 생동감 넘치는 인물로 그려내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는 '알벗 오'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며 가장 중점을 둔 키워드로 '에너지'를 꼽았다.

"시청자분들이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실 때, 그 화면을 뚫고 알벗의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랐어요. 단순히 목소리 톤을 높이는 게 아니라 사람 자체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작업이 필요했죠. 촬영 기간 내내 그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배우로서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아요."
오렌지족 감성이 짙은 캐릭터를 위해 조한결은 1990년대 문화를 부지런히 학습했다. 영화 '태양은 없다' 속 정우성, 이정재의 모습과 당시의 인터뷰 영상들을 찾아봤고, 심지어 AI에게 세기말의 시대상 분석을 의뢰하는 현대적인 방법도 동원했다. 알벗 오 특유의 능글맞은 여유는 조한결 실제 성격의 일부를 투영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 성격은 외향적인 면과 내향적인 면이 반반 정도 섞여 있다"라며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하고 생각이 많은 편인데, 100% 외향적인 알벗을 연기하기 위해 제 안의 밝은 면을 최대한 끌어 쓰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극 중반부, 한량 낙하산인 줄 알았던 알벗이 비밀 커뮤니티 '여의도 해적단'의 운영자였다는 사실은 극의 흐름을 뒤바꾼 결정적 한 방이었다. 조한결은 캐스팅 단계부터 이 반전을 알고 있었기에 초반 연기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감독님께서 시청자들이 아예 눈치채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셨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정말 철없고 생각 없는 인물로 보이려 노력했죠. 다만 '언더커버 미쓰홍'을 다시 보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죽은 삼촌 이야기가 나올 때 아주 미세하게 표정을 찡그리는 식의 반응을 심어두긴 했어요. 그런 디테일을 숨겨두는 과정이 배우로서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②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