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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윤준필] '우리동네 야구대장', 일요일 밤의 역전 안타 노린다
입력 2026-04-24 12:00   

▲'우리동네 야구대장' 포스터(사진=KBS2)

초등학생들이 뛰는 경기인데 캐스터가 "한국시리즈 중계할 때보다 심장이 떨린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다. 역전에 역전이 거듭되는 승부,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지는 한 방, 더그아웃에서 아이들만큼이나 긴장하는 레전드 감독들. '우리동네 야구대장'이 첫 방송 2주 만에 만들어낸 장면들이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KBS2 예능 '우리동네 야구대장'은 KBO 레전드 박용택·이대호·김태균·나지완이 각자의 연고지에서 U-10 유소년 선수들을 직접 선발해 팀을 꾸린 뒤 실제 리그전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리틀 트윈스', '리틀 자이언츠', '리틀 이글스', '리틀 타이거즈'로 나뉜 네 팀은 연고지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다.

▲'우리동네 야구대장'(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우리동네 야구대장'의 첫 번째 재미 포인트는 '야구 만렙' 레전드들의 감독 도전기다. 제아무리 현역 시절 타석에서 군림하던 슬러거였어도, 덕아웃에서 초등학생 선수들의 멘탈을 다독이고 작전 타이밍을 잡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레전드와 초보 감독 사이의 간극은 그 자체로 예능이다.

레전드 출신 초보 감독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동네 야구대장'의 핵심은 선수들이다. 유소년들의 경기지만 프로 선수들의 경기 만큼 뜨겁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첫 방송에서 리드오프 홈런을 친 '리틀 타이거즈' 이승원을 보며 김태균은 "나지완 만루홈런보다 멋있다"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투타를 겸비한 '리틀 자이언츠' 김준석은 선발 등판에 이어 인생 첫 홈런까지 뽑아내며 '리틀 이도류' 칭호를 얻었다.

▲'우리동네 야구대장'(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2회에서는 박용택 감독의 '리틀 트윈스'와 김태균 감독의 '리틀 이글스'가 맞붙었다. 일방적인 경기가 되어가는 줄 알았지만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7대9로 마무리됐다. 즐기는 야구와 자율 야구를 기치로 내건 박용택 감독이 "재욱이 홈런 쳐"라며 단호하게 돌변한 장면, 김태균 감독이 마지막 타자에게 "그냥 네가 하나 쳐서 다 들여보내면 돼"라고 외친 장면. 예능과 스포츠 사이의 균형을 영리하게 잡는 이 프로그램만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순간들이었다.

'우리동네 야구대장'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은 유튜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프로 경기 못지 않은 몰입도가 예능 시청자들과 야구 팬들을 모두 끌어당기고 있다. 안타 하나에 경기가 뒤집히듯 '우리동네 야구대장'은 일요일 밤 예능의 판도를 바꿀 준비를 마쳤다.

'우리동네 야구대장'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