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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섬보이’ 길해연, 슬프지만 아름다웠던 퇴장
입력 2026-06-24 17:12   

▲'닥터 섬보이' 길해연(사진출처=ENA)
‘닥터 섬보이’ 길해연이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여운을 선사했다.

길해연은 ENA 월화드라마 ‘닥터 섬보이’에서 주인공 육하리(신예은 분)의 할머니이자 섬마을 편동도의 터줏대감 ‘오미자’ 역을 맡아 극의 감정적 중심축으로 활약해 왔다.

지난 22일 방송된 ‘닥터 섬보이’ 7회에서는 오미자가 손녀 육하리와 가슴 아픈 이별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육하리는 할머니 오미자가 임상 치료를 완강히 거부한 채 사전연명의료의향서까지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졌다. 이미 부모를 잃은 상처가 있는 육하리는 할머니마저 잃을 수 없다는 두려움에 울분을 토해냈고 두 사람은 날 선 대립을 이어가며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오미자의 선택에는 손녀를 향한 깊은 사랑이 깔려 있었다. 오미자는 의사 도지의(이재욱 분)에게 자신이 떠난 후 홀로 남겨질 육하리를 간곡히 부탁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손녀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진심을 고백했다. 특히 “남은 시간은 아픈 환자가 아니라 하리 할머니로 살다 가고 싶다”라며 존엄한 죽음을 선택한 오미자의 담담한 대사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후 오미자가 미리 준비해 둔 영정사진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아 집을 나갔던 육하리가 뒤늦게 마음을 추스르고 돌아왔을 때 오미자는 이미 홀로 조용히 숨을 거둔 뒤였다. 손녀와 끝내 화해하지 못한 채 찾아온 갑작스러운 사별은 슬픔을 배가시켰다.

길해연은 죽음을 앞둔 인간의 근원적인 두려움과 외로움, 그러면서도 손녀에게 미안함과 온전한 사랑을 남겨주고 싶어 하는 조모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절제된 감정선으로 풀어냈다. 화려한 대사 없이도 눈빛과 표정 하나만으로 오미자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고스란히 표현해 내며 감동을 극대화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그간 매 작품마다 독보적인 캐릭터 해석력으로 극의 완성도를 견인해 온 길해연은 이번에도 예외 없이 이름값을 증명했다"라며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인간적인 고뇌와 무조건적인 내리사랑을 밀도 높게 그려내며 ‘닥터 섬보이’의 휴머니즘 색채를 한층 더 선명하게 완성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