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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변호사 박인준의 통찰] 변호사가 말하는 '사기 당하지 않는 법'
입력 2025-05-13 12:30    수정 2025-05-21 18:23

▲광화문 변호사 박인준의 통찰(비즈엔터DB)

'광화문 변호사 박인준의 통찰'은 박인준 법률사무소 우영 대표변호사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법과 사람, 그리고 사회 이슈에 대한 명쾌한 분석을 비즈엔터 독자 여러분과 나누는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살아간다. 믿음은 인간관계의 핵심이며,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기도 하다. 가족 간의 신뢰, 친구와의 믿음, 동료와의 의리는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다. 그러나 유독 경제적 문제에서는 다르다. 돈이 오가는 순간, 관계의 성격은 변하기 마련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무턱대고 믿음을 요구하거나 상대를 맹신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경제의 영역에서는 믿음이 아닌 의심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 투자, 신뢰보다 의심에서 출발해야

많은 사람이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등 다양한 투자 상품에 관심을 갖는다. 이때 가장 눈이 가는 것은 투자 상품의 수익률이다. 누구나 미래에 얻게 될 이익에 집중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월 5%, 연 2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자주 함정에 빠진다. 정작 중요한 것은 수익률뿐 아니라, 그 상품을 권유하거나 운영하는 사람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상품일수록 그 위험은 더욱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현실에서 '확실한' 고수익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정말 그런 상품이 있다면,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굳이 타인에게 그 정보를 나눌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신이 최대한 많은 이익을 취하려 할 것이다.

◆ 화려한 말과 숫자에 속지 마라

투자를 권하는 사람은 모두 각자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 유튜브나 각종 매체에서 수많은 사람이 화려한 말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특히 SNS와 유튜브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투자 전문가를 자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화려한 배경의 오피스, 고급 슈트,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공유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왜 그들은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들여 우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가?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화려한 자산, 높은 연봉, 뛰어난 학벌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실제 수입원은 투자 자체가 아닌 투자 교육이나 컨설팅 비용, 유튜브 광고 수익, 특정 상품 판매 수수료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자산이 수백억이라는 주장이 있어도 실제로는 부채가 대부분일 수 있고, 강의 수입으로 막대한 이자 비용을 겨우 감당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표면적인 자산이나 연봉, 구독자 수 같은 지표에 현혹되지 말고, 상대의 진정한 재무상태와 의도를 객관적으로 살펴야 한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 뒤에 숨겨진 실패와 고통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투자 유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시간제한, 한정 인원, 특별 할인과 같은 촉박함을 조성하는 전략은 모두 충분한 검토와 판단을 방해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다.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하루 이틀 정도의 숙고 기간을 가져보라. 그 짧은 시간 동안 냉정함을 되찾을 수 있다.

투자에 있어 맹목적 신뢰는 독이다. 경제의 본질은 자기 이익의 추구이며, 타인에게 큰 이익을 주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내 이익을 보호할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 귀찮더라도 스스로 판단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전문가의 조언은 참고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항상 자신의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각성된 개인이 되어 휘둘리지 않고 냉철한 판단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경제적 피해를 막고 인생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의심하는 습관, 그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첫 번째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