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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마켓] 쇼박스, '파묘'에서 '소주전쟁'으로…극장 수익 모델 복원①
입력 2025-05-28 07:00   

▲쇼박스(사진제공=쇼박스)

쇼박스(086980)는 지난해 자신들의 본업인 영화 배급사로서의 체력을 확실히 회복했다. 코로나19로 오랜 침체기를 거친 쇼박스는 지난해 '파묘' 단 한 편의 작품으로 본업인 영화 유통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32% 증가한 931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진위 기준 한국 영화 배급사 중 매출액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 중심 수익 구조라는 기존의 '단단한 근육'을 다시 가동한 해였으며, '파묘' 이후 지금까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양성을 지켜가고 있다. 또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소주전쟁'을 통해 다시 한번 박스오피스 흥행을 노리고 있다.

▲영화 '파묘'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사진제공=쇼박스)

◆ 천만 영화 '파묘', 본업 복원 이상의 임팩트

2024년 2월 개봉한 영화 '파묘'는 오랜만에 등장한 한국형 오컬트 영화로, 총 119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쇼박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흥행작이 됐다. 극장 수익은 물론이고, IPTV·OTT·VOD 등 2차 판권 수익에서도 파생 효과를 키웠다.

쇼박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 931억 원 중 영화 부문은 908억 원으로, 총 매출의 97.6%의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파묘'의 기여도를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쇼박스는 '파묘'를 통해 단일 작품으로 연매출을 견인했을 뿐 아니라, 콘텐츠 IP의 멀티채널 수익화 구조를 증명했다. '파묘'의 2차 부가판권 매출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1분기 기준 26억 원 수준으로 유지됐다.

▲'사랑의 하츄핑'(사진제공=쇼박스)

◆ '사랑의 하츄핑'→'퇴마록', 중형작의 존재감

'파묘' 외에도 복수의 중형작이 극장 수익 모델 복원에 기여했다. 지난여름 개봉한 '사랑의 하츄핑'은 123만 관객을 모으며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기준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쇼박스 배급 콘텐츠 저변을 확장시켰다.

지난 2월 개봉한 '퇴마록'은 50만 관객, 누적 매출 47억 원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성적을 거뒀다. 원작 IP의 팬층과 CG 중심의 연출이 젊은 관객층에게 매료시켰다. '퇴마록'은 배급대행 방식으로 수익이 인식됐으며, 외형은 작았지만 전체 매출 구조 내에서 장르 및 타깃 관객층의 다변화를 실험한 사례로 의미가 있다.

▲'소주전쟁' 포스터(사진제공=쇼박스)

◆ '소주전쟁', 쇼박스의 승부수

영화 '소주전쟁'은 '파묘'가 되살린 극장 수익 모델의 흐름을 이어갈 쇼박스의 후속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국내 박스오피스가 이렇다 할 대작 없이 정체된 가운데, '소주전쟁'은 극장가 흥행 회복의 불씨를 지필 대표 기대작으로 꼽힌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수익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국 산업·자본 구조를 위트 있게 풍자한 소재로, 시대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쇼박스가 단순 배급뿐 아니라 기획, 투자, 배급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출연 배우의 흥행력, 소재의 대중성, 유통 구조 내 수익성 모두를 고려할 때, '파묘' 이후 자체 IP 기반 상업영화의 성공 가능성을 이어갈 핵심 카드로 손꼽힌다.

◆ 극장 중심 수익 모델, 여전히 유효하다

2025년 1분기 쇼박스의 영화 부문 매출은 31억 원으로 전년 동기(629억 원) 대비 크게 줄었지만, 이는 '파묘'·'시민덕희' 등 메인 투자작 개봉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오히려 2024년을 거치며 쇼박스가 배급사로서의 기본 체력을 회복하고, 복수의 중형작으로 흥행 다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중형작으로 흥행 리스크를 분산하고, 부가판권 수익까지 유효하게 회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쇼박스의 체질은 점차 단단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