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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연(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CG 앞에서 감정을 쏟아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어요."

첫 판타지 사극, 김지연에게 '귀궁'은 모든 것이 낯선 도전이었다. 허공을 향해 외치고, 존재하지 않는 귀신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려야 했던 순간들 안에서 김지연은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룹 우주소녀 보나로 활동했을 때 밝고 러블리한 이미지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 '귀궁'에선 고요함과 절제된 감정, 때론 절박하고 처연한 내면을 표현해내며 '배우 김지연'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지난 7일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귀궁'은 육신 쟁탈 판타지 사극이라는 다소 낯선 장르를 내세웠다. 김지연은 이 작품에서 할머니의 신기를 이어받은 무녀 '여리' 역을 맡아 첫 판타지 사극에 도전했다.

▲배우 김지연(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한복을 입고 뛰고, 구르고, 춤추고, 빙의 연기를 해야 했던 촬영 현장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김지연은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힘들었다"며 웃었다. 몸을 던진 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미소였다.

"특히 굿 장면이요. 독경, 무용 다 배워서 촬영했는데, 감정선이 굉장히 강렬했어요. 한 장면 안에 담긴 에너지가 커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죠."

'귀궁'은 첫 방송부터 9.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마지막 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 11%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김지연에게 시청률보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함께했던 제작진, 선·후배 동료 배우들과의 시간이었다.

"종방연 때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봤어요. 함께 웃고 울면서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게 감사하더라고요."

▲배우 김지연(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육성재와의 만남은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연습생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16년 지기 친구로, 두 사람은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절친과의 연기 호흡은 작품 안에서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김지연은 친구가 아닌 연기 파트너로 만난 육성재에게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점들이 있었다고 했다.

"확실히 선배는 선배더라고요. 판타지 장르 드라마 경험도 많고 표현력도 좋아서 배운 게 많아요. 촬영 중에도 '나 이상하지 않아?' 이렇게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던 사이인 것도 좋았고요. 그런데 친구 눈을 그렇게 오래 쳐다보는 건 힘들더라고요. 하하."

'귀궁'을 마무리한 지금, 김지연은 누구보다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있다. 데뷔 10주년을 앞둔 아이돌 출신 배우, 어쩌면 그 수식어만으로도 감당해야 할 것이 많다.

"배우 김지연으로서 자리 잡기까지 꽤 오래 걸린 것 같아요. 처음엔 '보나'라는 이름이 더 익숙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김지연이라고 불리는 게 조금 익숙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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