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목지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살목지'(제공/배급: 쇼박스)는 실재하는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영리하게 이용한다. 한국 공포 영화의 고전적인 소재인 '물귀신' 정서를 중심에 두고, 여기에 '로드뷰 촬영'이라는 현대적인 직업적 설정을 얹어 신선한 공포를 제조해냈다.
주인공 한수인(김혜윤 분)은 제한된 시간 내에 살목지의 로드뷰 재촬영을 마쳐야 하는 임무를 띠고 팀원들과 현장을 찾는다. 영화는 초반부, 온라인 콘텐츠에서나 접하던 360도 뷰 화면을 스크린에 활용하며 관객에게 낯선 긴장감을 선사한다. 사방을 비추는 카메라의 시선은 곧 관객의 시선이 되어, 언제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저수지의 을씨년스러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살목지 (사진제공=쇼박스)
특히 세트가 아닌 실제 저수지에서 촬영된 밤의 풍경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자산이다. 최소한의 조명으로 구현된 자연적인 어둠은 살목지의 질감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특히 4면 스크린X로 관람할 경우, 좌우 벽면까지 가득 채우는 수면 위 나무 기둥들의 압박감은 관객을 실제 살목지 한복판에 고립시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서운 장면을 피하려 고개를 돌려도 여전히 저수지 안이라는 감각은 공포의 밀도를 한 층 더 높인다.

▲살목지 (사진제공=쇼박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에 일렁이는 저수지의 수면은 이 영화가 시각적, 심리적으로 꽤 성공적인 공포를 선사했음을 방증한다. 한국 특유의 한(恨)이 서린 공포와 최신 상영 기술의 만남을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살목지'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4월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