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제작 배급사 쇼박스가 '왕과 사는 남자'로 침체됐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쇼박스(086980)는 이 기세를 '살목지', '군체'로 이어갈 계획이다.
쇼박스는 1월 '만약에 우리'에 이어 2월 '왕과 사는 남자'로 연타석 득점에 성공했다. '만약에 우리'는 손익분기점 110만보다 2배 이상 많은 260만 관객을 모아 안타를 쳤고, '왕과 사는 남자'는 9회말 역전 만루홈런과 같은 짜릿한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2월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설 연휴 입소문에서 시작해 50일 넘게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5일에는 누적 관객 수 16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역대 흥행 영화 2위 '극한직업'의 기록 경신을 노리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 공식은 단순했다. 전 연령층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감동 사극, 극장을 두 번 세 번 찾게 만드는 묵직한 여운이었다. 전체 관객의 8%가 넘는 수가 두 번 이상 극장을 찾았고, 3회 이상 관람한 충성 관객도 3%에 달했다.
쇼박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음 주자들이 이미 대기 중이다.

◆ 공포로 승부한다, '살목지'
먼저 8일 '살목지'(제공/배급: 쇼박스)가 개봉했다. 왜곡된 로드뷰 화면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물속의 존재와 마주하는 공포 영화다.
단편 영화와 공포 장르를 오가며 자신만의 색을 쌓아온 이상민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음산한 공간 설계, 수면 위 반사 이미지와 물속에서 들려올 수 없는 소리까지 프로덕션의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로드뷰라는 현대인의 일상적 기술과 저수지 괴담을 엮어낸 설정도 신선하다.
손익분기점은 80만 명으로 알려졌다. 공포 장르 팬덤을 단단히 겨냥한 작품으로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 스타 감독에 스타 배우, '군체'
5월에는 '군체'(제공/배급: 쇼박스)가 기다리고 있다. 좀비가 아닌 정체불명의 감염자와 생존자가 맞서는 이야기로, '부산행'으로 한국 장르 영화의 새 지평을 열고, '지옥'으로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관객을 끌어모은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연상호 감독 또한 "'부산행'과 '지옥'의 강점을 모은 가장 상업적인 영화"라고 예고했다.

'군체'는 전지현·구교환·지창욱·신현빈·김신록·고수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특히 전지현이 2015년 영화 '암살' 이후 약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장르도, 규모도, 색깔도 전혀 다른 두 작품이다. '살목지'가 한정된 공간에서 조여드는 공포로 관객을 사로잡고, '군체'는 스케일과 스타 파워로 극장가를 공략한다.
긴 터널을 막 빠져나온 한국 영화계다. '왕과 사는 남자'가 열어젖힌 극장의 온기를 공교롭게도 쇼박스가 준비한 '살목지'와 '군체'가 이어받는다. 어쩌면 2026년 극장가의 주인공은 이미 정해졌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