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수아비'가 씁쓸한 현실을 그려내며 막을 내렸다.
26일 방송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마지막 회에서는 30년간 은폐된 진실이 법정과 방송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과정을 숨 가쁘게 그렸다.
이날 강태주(박해수 분)는 방송에 출연해 1988년 강성 연쇄살인사건을 은폐한 가담자들의 실명을 직접 공개했다. 장명도(전재홍 분), 도형구(김은우 분), 박대호(박원상 분), 차시영(이희준 분)의 이름이 전파를 탔고, 이 폭로는 관련 인물들과 그 가족들에게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강태주가 차시영에게 함께 죄값을 치르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차시영은 끝내 이를 거부하며 "대답은 법정에서 하겠다"고 물러섰다.
법정에서는 진범 이기환(정문성 분)이 범행 당시 상황을 무덤덤하게 진술하며 사건을 조작한 자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무고한 이를 범인으로 만든 자들, 피해 아동의 시신을 빼돌린 자들의 만행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그의 발언은 법정을 뒤흔들었다.
차시영은 법정에서 끝까지 강압 수사 의혹을 부인하며 위증했다. 이기환의 자백을 연쇄살인마의 과시욕으로 일축하고, 자신의 헌신을 강조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차시영의 조카 차영범(송건희)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했지만 차영범은 소신껏 옳은 일을 해왔다며 자신의 흑역사를 정당화했다. 그러자 차영범은 차시영과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앞으로는 기자로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혜진이 사건'의 가해자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강태주는 "끝까지 싸우면 지더라도 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기환은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냐. 그런다고 세상이 변하는 것도 아닌데"라고 물었다.
이에 강태주는 "허수아비인 자네를 쫓다보니 내가 허수아비가 돼 있더라"라며 "자네도, 나도, 그들도 모두 허수아비였다.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사람 구실을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기환이 "우린 진실을 밝히지 않았느냐"라고 말하자 강태주는 "행여라도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너였다"라며 드라마 '허수아비'의 비극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허수아비' 후속 드라마는 '닥터 섬보이'로 오는 6월 1일 첫 방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