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문승유는 지난해 방영한 tvN '폭군의 셰프'에서 연지영(임윤아 분)과 팽팽한 요리 대결을 펼쳤던 명나라 숙수 '아비수'를 연기했다. 그는 유창한 중국어와 화려한 칼솜씨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비즈엔터와 만났던 문승유는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색이 확실한 하와이안 피자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문승유는 또 한 번 '피자'를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은 하와이안 피자보다 페퍼로니 피자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조금 더 대중적인 맛을 시청자들께 드리고 싶었죠."

지난 1일 종영한 디즈니플러스·채널A 드라마 '너에게 다이브'는 쌍둥이 오빠와 영혼이 뒤바뀐 톱배우 윤하나(김지연 분)가 과거로 돌아가 첫사랑 정우재(박서함 분)의 죽음을 막으려는 이야기다. 문승유는 윤하나의 소속사 대표이자 그의 쌍둥이 오빠 윤하루(장세혁 분)의 연인 서예랑을 연기했다.
'너에게 다이브'는 문승유의 첫 주연작이다. 그는 오디션이 아니라 출연 제안을 받았다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너에게 다이브'를 연출한 소재현 감독은 문승유를 처음 만나 얼굴을 보자마자 함께하자고 했다.
"감독님이 첫 미팅 자리에서 '내가 찾던 배우'라고 확신을 갖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전까지는 오디션을 보고 기다리는 입장이었는데 기쁘기보다 얼떨떨하더라고요. '나 좀 성장한 건가?' 싶었죠. 하하."

막상 서예랑을 연기하려 하니 걱정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직업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는 게 처음이었다. 특히 기획사 대표이다 보니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말투가 입에 잘 붙지 않았다. 이런 어려움은 감독의 배려로 해결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작품 이야기보다 저에 대해 많이 물어보셨어요. 그 대답들을 대본에 많이 녹여주셨어요. 제가 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이야기에 영어 대사가 추가됐고, 재킷을 좋아한다는 말에 서예랑의 평소 옷차림을 정해주셨죠. 덕분에 금세 서예랑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서예랑은 한때 배우를 꿈꿨으나 자신보다 후배 윤하나가 훨씬 재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를 스타로 키우는 것을 선택했다.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와도 겹치는 지점이 있었다.

"학교 다닐 땐 늘 주인공이었어요. 하나에 가까웠죠. 하하. 그런데 학교를 떠나 현장에 발을 들이니 주인공은커녕 오디션도 못 보는 수많은 연기 지망생 중 한 명이더라고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그 마음을 알기에, 서예랑이 윤하나에게 느낀 부러움을 질투나 자격지심이 아니라 '내가 키워보자'로 푼 게 이해됐어요. 알면 알수록 서예랑은 미워할 구석이 없는 인물이에요."
극 중 서예랑은 타임슬립도, 영혼 체인지도 겪지 않는다. 평소 판타지 장르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문승유였기에 그런 연기를 하지 못한 것이 내심 아쉬웠단다. 대신 판타지적 설정 아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연기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어느 날 하루가 스킨십을 피해도 예랑이는 그게 영혼이 바뀌었기 때문인 걸 알지 못해요. '하루가 나를 싫어하게 된 건가'라고 생각해야 상처받은 마음이 더 돋보일 수 있죠. 하루와 하나의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은 아예 의식하지 않았어요."

윤하나는 원래 톱스타였지만 윤하나-윤하루 남매가 과거를 바꾸게 되면서 그 나비효과로 인해 평범한 배우가 된다. 서예랑은 그런 윤하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감독과 작가에게 적극적으로 영업을 뛰지만 '인지도가 약하다'는 등 면전에서 냉정한 평가를 듣는다. 그럼에도 서예랑은 비즈니스 미소를 잃지 않는데, 문승유는 이 순간이 가장 여운이 남는다고 했다.
"촬영인데도 너무 민망하고 속상하더라고요. 다 끝나고 회사 대표님께 연락드렸어요. 대표님도 이런 적 있으시냐고요. 그런데 대표님은 '나는 문승유라는 배우에게 자부심이 있어서 그런 말 들어도 신경 안 쓴다'고 하시더라고요. 대표가 되려면 이런 단단한 심장을 가져야 하는구나 싶었죠. 대표님이 어디서 영업하셔도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②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