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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드라마 '보물섬'이 21일 공개된 직후, 필자가 가장 먼저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검색한 이름은 '홍화연'이었다.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김정난, 우현, 도지원 등 익숙한 주연급 배우들 사이에서 낯선 이름인 홍화연이 도대체 어떤 배우인지 궁금해서였다.
탕웨이, 문채원, 조보아, 고민시 등의 얼굴이 보이는 듯한 매력적인 비주얼의 소유자. 1화에서부터 상대 배우 박형식과의 파격적인 키스신과 이어지는 베드신, 그리고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빛나는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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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방영 직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은 "보물섬 흥미진진하네. 다음 화 기대", "박형식, 홍화연 케미 좋다", "홍화연 연기 잘한다. 앞으로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홍화연에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홍화연의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과 복잡한 내면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보물섬'은 대산그룹 2조 원의 비자금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 그리고 복수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박형식은 극 중 2조 원을 해킹한 후 자신을 죽이려 한 권력과 세력을 향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베팅 복수전을 펼치는 남자 주인공 서동주 역할을 맡았다. 홍화연은 대산그룹의 차강천(우현) 회장의 외손녀라는 사실을 숨기고 서동주와 사랑에 빠졌지만, 서동주 원수 집안의 남자와 정략결혼을 하는 여은남 역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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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은남은 베테랑 선배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들과 팽팽한 대립구도를 세워야 하는 만큼 캐스팅 단계부터 제작진의 고심이 컸다고 한다. 결국 신예 홍화연이 100대 1이 넘는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여은남 역을 꿰찼다. 홍화연에 대해 '보물섬' 연출자인 진창규 감독은 "홍화연의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드라마의 무거운 느낌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검증된 기존 여배우들을 뒤로하고 신예 홍화연을 과감하게 발탁한 자신감이 있었을 터. 진 감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음을 홍화연은 첫 회부터 증명했다.
홍화연이 연기하는 '여은남'은 겉으로는 냉철하고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풍기지만, 내면에는 여린 마음과 상처를 숨기고 있는 인물이다. 홍화연은 화보 인터뷰에서 "여은남은 요즘 시대의 평범한 여성을 잘 나타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나와 닮은 점도 많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녀는 여은남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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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초반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로 홍화연과 박형식의 연기 호흡이다. 박형식은 기존의 밝고 친근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욱 성숙하고 복잡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으며, 홍화연은 이러한 박형식의 변신에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두 배우의 눈빛과 대사 속에 담긴 미묘한 감정 표현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앞으로의 관계 발전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여은남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사연과 내면의 갈등을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다. 홍화연은 과거와 현재의 상처를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여은남의 복합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홍화연의 탄탄한 기본기와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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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연을 검색해 본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가 원래 건국대학교에서 사범대학 교육공학과를 전공했다는 사실. 학교 체육교사를 꿈꿨다는 그녀가 우연히 접한 연기에 매료되어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를 일찌감치 알아본 곳은 이병헌, 한효주, 한지민 등이 속해 있는 BH엔터테인먼트. 홍화연은 이 회사의 신인배우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고.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웹드라마 단역과 조연, 뮤직비디오 출연 등 아직 그녀의 연기 경험은 풍부하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경험은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분명 큰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며, 이번 '보물섬'은 홍화연이란 배우를 한 단계 위로 올려놓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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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의 성공적인 출발 덕분에 홍화연의 차기작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차기작으로 알려진 '러닝메이트'와 '자백의 대가'는 각각 전혀 다른 장르와 캐릭터를 다룰 예정으로, 홍화연이 얼마나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다음 달 공개될 티빙 하이틴 드라마 '러닝메이트'에서는 청춘의 열정과 갈등을, 전도연, 김고은, 박해수, 진선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즐비한 넷플릭스 '자백의 대가'에서는 보다 어둡고 복잡한 캐릭터를 맡을 것으로 알려져 그녀의 새로운 변신을 예고한다.
'보물섬'이 발견한 원석 '홍화연'이란 배우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여 어떤 빛나는 보석으로 평가받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드라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