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는 지난 2013년 즉위한 이래, 14억 명의 전 세계 가톨릭 신자를 이끌며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는 활동으로 세계적 존경을 받아왔다.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애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바쳤으며, 신앙과 사랑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다"며 그의 삶을 기렸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뇌졸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교황은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 2월부터 병원에 입원했으며, 폐렴과 혈소판 감소증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 3월 퇴원 후 일부 공개 활동을 재개했으나, 전날 부활절 대축일 강론을 끝으로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생전 검소한 삶을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장례 절차 역시 간소화할 것을 명시해왔다. 시신은 산타 마르타 예배당에 안치되며, 오는 23일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져 일반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프란치스코는 전임 교황들과 달리,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장례는 케빈 페렐 추기경 주재로 진행된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이자, 가장 진보적인 개혁 교황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동성 커플 축복 허용, 평신도 확대 참여 등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며 보수 진영과 마찰을 빚었다.
국제무대에서도 그는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미얀마 로힝야 사태, 우크라이나·가자지구 전쟁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며 세계적 종교 지도자의 역할을 다해왔다.
한편, 교황 선거를 위한 콘클라베를 이끄는 추기경단 138명 중 110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해, 차기 교황 선출 과정에서 그의 철학이 일정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