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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리뷰] '타짜: 벨제붑의 노래', 1편의 맛 되찾은 시리즈 피날레
입력 2026-09-14 12:00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사진출처=CJ ENM)

20년을 이어온 '타짜' 시리즈가 마지막 패를 던졌다. 그 패는 원작 팬들이 가장 오래 기다려온 '벨제붑의 노래'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타짜'(2006), '타짜: 신의 손'(2014),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을 잇는 7년 만의 후속작이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 '타짜' 시리즈 중 4부에 해당하는 '벨제붑의 노래'를 바탕으로 화투가 아닌 또 다른 도박의 세계를 펼쳐낸다.

'벨제붑의 노래'는 원작 팬들에게 최고로 꼽히는 에피소드다. 20년 전 '타짜'의 영화화가 처음 거론됐을 때부터 '벨제붑의 노래'를 가장 먼저 스크린에 옮길 것이라고 예상했던 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기대와 함께 불안감도 상당했다.

'타짜' 2편 '신의 손'은 평가가 엇갈렸고, 3편 '원 아이드 잭'은 혹평 속 흥행까지 참패했다. 고니(조승우 분)의 아성을 뛰어넘는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었다. 하지만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오랜 기대에 충분히 응답한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사진출처=CJ ENM)

그 중심에는 변요한이 있다. 변요한은 본능적으로 돈을 몰고 다니는 '꾼'이자 천재적인 감각과 운을 가진 장태영 역을 맡았다. 모든 것을 잃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처절하게 그려냈다. 잘나갈 때의 자신감, 밑바닥까지 떨어진 뒤 다시 판에 뛰어드는 모습의 대비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노재원은 박태영 역을 맡았다. 박태영(노재원 분)은 장태영(변요한 분)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늘 장태영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 자신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타고난 감각과 운까지 가진 장태영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생각이 쌓이면서 성공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부터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까지 장태영과 맞붙을수록 긴장감이 생긴다.

'타짜' 1편을 재미있게 본 관객들은 이번 영화가 더 반가울 것 같다. 곳곳에 1편을 떠올리게 하는 오마주 신들이 센스있게 배치됐다. 특히 두 태영의 오랜 친구 하마(김민호 분)가 '타짜' 1편의 대사를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원래의 대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사진출처=CJ ENM)

조우진, 스윙스(문지훈), 미요시 아야카 등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 합도 좋다. 특히 조우진은 특별출연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신스틸러다. '전설의 도박꾼' 곽동욱 역의 조우진은 고니의 스승 평경장(백윤식 분)과는 다른 스타일로 장태영에게 도박과 인생을 가르쳐준다.

이번 영화는 홀덤과 온라인 도박을 다루고 있다. 카드 한 장, 베팅 한 번에 분위기가 달라지고 누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도박과 욕망, 배신이 뒤엉키면서 '타짜' 시리즈 특유의 자극과 긴장감도 살아있다.

영화에서는 카드와 악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중세 유럽에서 카드를 악마의 도구로 여겼다는 이야기부터 스페이드 13장, 타락천사 루시퍼와 지옥의 지배자 벨제붑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제목이 왜 '벨제붑의 노래'인지 생각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단순히 돈을 따고 잃는 도박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추락을 악마라는 이미지와 연결한 부분도 흥미롭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사진출처=CJ ENM)

'타짜' 1편의 재미를 기대했지만 '신의 손'과 '원 아이드 잭'에 아쉬움을 느낀 관객들에게 '벨제붑의 노래'에 한 번만 더 베팅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번 작품은 '타짜' 시리즈답게 도박과 돈, 욕망과 배신이 잘 어우러져 있고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자극적이고 긴장감 있게 흘러간다. 다만 홀덤 룰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다소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다.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2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