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2022년, 김채원이 7년간 몸담았던 그룹 에이프릴이 해체했다. 에이프릴 활동 당시 그는 팀의 메인 보컬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지만, 그룹을 떠난 뒤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에이프릴이 전부였어요. 그게 사라졌을 때 공허했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낙담한 채로 그대로 멈춰있을 수도 있었다. '걸스 온 파이어' 출연은 자칫 부정의 늪에 빠져 그대로 가라앉을 수도 있었던 김채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어요. 무엇보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이전까지는 그룹 내에서 메인 보컬이라는 위치가 당연했는데, 밖으로 나와 보니 당연한 건 없더라고요."
김채원은 '걸스 온 파이어'에 함께 출연했던 어린 친구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프로그램에서 만난 심사위원과 제작진들의 충고와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너무 잘하는데, 저는 그동안 쉬었던 기간이 있다 보니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솔로 가수로 살아남으려면 더 노력해야겠다'라는 각오가 생겼죠. 선배들의 따끔한 충고도 성장의 원동력이 됐어요. 데뷔를 준비했을 때보다 노래 연습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김채원은 이전까진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 자신에게 엄격했다고 한다. 단점을 보이는 것도 싫어해 애초에 성공하지 못할 일은 시작조차 안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걸스 온 파이어'를 통해 김채원은 시작조차 안 하는 것보단 도전해보고 실패하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깨달음이 있었기에 김채원은 'Dear My Wave'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자신이 어떤 색을 지닌 가수가 돼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김채원은 "아이돌 티를 조금씩 벗고, 이제는 보컬리스트로 더 발전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2022년도에 첫 솔로곡을 냈을 때는 좀 더 밝고 귀여운 느낌이었어요. 에이프릴 스타일이 묻어있다고 할까요? 이번에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다행히 주변에서 '채원이, 이런 노래 정말 잘 어울린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죠."

김채원은 현재 배우로서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에이프릴 활동 종료 후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웹드라마 '3인칭 연애 시점', '치킨 판타지 러브', '태주 동생 태희' 등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낸 바 있다. 그는 틈나는 대로 연기 오디션을 계속 보고 있다며,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채원은 공백기가 길었음에도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전보다는 더 짧게, 최대한 빨리 다음 앨범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그에게 2025년이 가기 전, 꼭 이루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꽤 소박한 답이 돌아왔다.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외국을 일하러만 갔었거든요. 일하러 가는 게 아니라 진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