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정훈 이사장이 강조한 것은 '관점'의 전환이었다. 사고 발생 후 보상을 하는 조직이 아닌,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조직을 세우고자 했다. 공제중앙회는 2024년 말 통계청으로부터 국가통계작성기관으로 지정되며, 학교안전사고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공식 관리하게 됐다. 이는 단순한 자료 축적이 아니라, 사고 예방을 위한 전략적 기반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보상은 당연히 필요하죠. 그런데 사고가 안 나게 만드는 게 더 본질적인 문제 아닐까요? 그게 진짜 학교안전이라고 생각했어요."


공제중앙회는 이를 바탕으로 예방 중심의 정책 수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청년 참여 확대를 위한 '학교안전사고 데이터 분석·활용 경진대회', 전문가와의 협업을 위한 '학교안전사고 통계발전포럼' 등을 운영하고 있다. AI 기술 도입을 통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도 강화해가고 있다. 사고 발생 시점과 위치, 유형 등 다양한 요인을 분석해 예방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를 시각화하여 학교 현장에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숫자가 쌓이면, 거기서 패턴이 보이잖아요. 사고가 자주 나는 장소, 시간, 상황을 보면 '왜'가 보이고, 그걸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나옵니다."



정 이사장은 K-학교안전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2024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학교안전 콘퍼런스를 비롯해, 스페인 현장 방문, 재외한국학교 예방 컨설팅, 일본 도쿄 박람회 참가 등 국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교육기관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확대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그는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안전교육의 보편성을 높이고, 각국의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메타버스 체험부스를 운영했는데, 현지 학생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참여하더라고요. 안전교육도 이렇게 진화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준 거죠."


지난 4월 일본에서는 '한·일 학교안전 국제세미나'를 개최해, 양국 전문가들이 위기 대응 체계, 데이터 기반 교육 콘텐츠 사례를 공유했다. 해당 세미나는 향후 서울에서의 공동 개최로 이어질 계획이다. 국제 협력을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상호 학습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공제중앙회는 이를 기반으로 더욱 체계적인 국제협력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안전이라는 가치는 국경을 넘어야 한다고 믿어요. 결국은 사람의 문제고, 아이들의 문제니까요."
③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