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변호사 박인준의 통찰'은 박인준 법률사무소 우영 대표변호사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법과 사람, 그리고 사회 이슈에 대한 명쾌한 분석을 비즈엔터 독자 여러분과 나누는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많은 사람이 형사 사건에 휘말리면 가장 먼저 "내가 죄를 인정하고 있는데, 변호인이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한다.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라면 당연히 변호인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이미 죄를 인정한 상황에서는 변호인의 역할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의 역할은 단지 무죄 주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 수사 단계에서 필요한 변호사의 조력
형사 절차는 크게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로 나뉜다. 경찰과 검찰이 사건을 조사하는 수사 단계부터 변호사의 역할은 시작된다. 먼저 피의자가 고소장을 열람하고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인이 혼자 고소장을 확인하고 조사에 대비하기는 쉽지 않다. 변호인은 피의자를 대신하여 고소장을 신속히 열람하고 혐의 내용을 분석해 조사를 준비한다.
특히 범행을 인정한다고 해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한 말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기록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경찰이 선입견을 품고 과도하게 혐의를 적용할 수 있으므로 변호인이 곁에서 이를 방지해야 한다. 변호인이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질문을 제지하고, 정확히 기록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은 필수적이다.
◆ 공정한 처벌 위한 재판 단계 변호
수사 이후 재판 단계에서도 변호인의 역할은 계속된다. 죄를 인정했더라도, 실제 저지른 범죄 이상의 혐의를 받거나 공범으로부터 책임이 전가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변호인은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철저히 분석하여 억울한 처벌을 막는다.
또한, 재판에서의 양형 변론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죄의 경중에 맞는 처벌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피고인 스스로가 말하면 단지 변명으로 들리기 쉽지만, 변호인의 논리적인 변론은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형사 사건은 인생에서 매우 드물지만,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위기다. 죄를 인정한 때도 혼자서 대응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변호인의 조력은 형사 절차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심리적 안정과 공정한 결과를 가져온다. 위기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하려면 반드시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