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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전공의생활' 김도경, 신원호 PD가 오디션장에서 바로 캐스팅한 신인(인터뷰①)
입력 2025-06-04 12:00   

▲배우 김도경(비즈엔터DB)

배우 김도경은 2022년 가을,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언슬전')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의 회의실에 도착했다. 그곳에선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2차 오디션이 열리고 있었고, 감독과 작가를 비롯해 주요 스태프들이 김도경의 정면에 앉아있었다. 주요 스태프처럼 보인 한 남자가 이렇게 말했다.

"여주연은 착한 애인데, 얼굴을 보니까 약간 날카로운 면이 있는 것 같아."

김도경은 곧장 "웃으면 괜찮아요. 웃으면 안 날카로워요"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순간 무거웠던 공기는 풀어지고, 몇 마디 대화가 더 오갔다. 남성은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들 불만 없으시죠? '여주연'으로 같이 하는 거로 하죠"라며 그 자리에서 김도경을 캐스팅했다. 스태프인 줄 알았던 그 사람이 바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연출이자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크리에이터 신원호 PD였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열연을 펼친 김도경(사진=본인 제공)

지난달 1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에서 여주연 간호사 역을 연기한 김도경이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찾았다. 김도경은 처음으로 인터뷰하게 됐다며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긴장했던 모습은 금세 사라지고, 드라마 속 '여주연'처럼 똑 부러지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언슬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작품으로,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1년 차 전공의들의 성장을 다룬 메디컬 드라마다. 김도경이 연기한 여주연은 부인과의 눈치 빠르고 유능한 간호사다. 1년 차 전공의들과 은근히 기 싸움을 하는 것처럼 그려지기도 했지만, 바쁜 전공의들에겐 없어선 안 될 소금 같은 존재다.

▲배우 김도경(비즈엔터DB)

김도경은 여주연의 대사로 '언슬전' 1차 오디션을 봤다고 했다. 그는 대본을 숙지하는 시간 동안, 마치 맞춤옷을 발견한 것처럼 기뻤다고 했다. 여주연의 말투와 행동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던 자신의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요즘은 건대입구 인근에서 아르바이트하는데, 제가 손님들에게 하는 말투가 주연이의 말투였어요. 연기하고 '이건 됐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다음에 우는 연기를 해보라고 했거든요. 잘 안 되더라고요. 하하. 잘한 것 새까맣게 까먹고, '떨어졌다'라고 생각했어요. 하하."

당연히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한 달 뒤 2차 오디션을 보러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그 오디션 현장에서 김도경은 여주연 역으로 캐스팅됐다. 신원호 PD는 "감독과 작가가 정말 '여주연' 같은 애가 나타났다고 해서 직접 보러 왔다"라고 말했고, 김도경은 '언슬전' 대본과 출연 계약서를 받았다.

"'몰래카메라 찍는 거 아니죠?'하고 물어볼 뻔했어요. 정말 드라마 같은 순간이었거든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열연을 펼친 김도경(사진=본인 제공)

당연히 '언슬전'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했던 김도경은 학교 동기와 연극 한 편을 공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출연 계약서를 쓰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 날, 김도경은 학교 동기에게 이 소식을 전하며 연극을 함께 하지 못하게 돼 미안하다고 말했다.

"동기 언니가 '도경아, 뭘 고민해? 당장 드라마 준비해야지!'라고 응원해줬어요. 그 순간을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 정말 드라마 같은 순간이었으니까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