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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3' 신스틸러] '349번' 김금순, 아이유 괴롭혔던 '폭싹' 제니엄마
입력 2025-06-28 18:30   

▲'오징어게임' 시즌3 김금순(사진=넷플릭스)

※ 이 기사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3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응당, 마땅, 고도리 아니에요?"

지난 3월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는 수많은 신스틸러들이 나왔다. 그 중 양금명(아이유)에게 딸을 대신해 입시를 치러달라고 제안한 '제니 엄마'는 KBS2 '개그콘서트'에서 패러디한 캐릭터가 나올 정도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그 '제니 엄마'가 이번에는 '오징어 게임'에 참가했다. 김금순은 '오징어 게임' 시즌3에 349번 참가자로 등장해 생존에 대한 절박함을 생생하게 그렸다.

▲'폭싹 속았수다' 김금순(사진제공=넷플릭스)

1화에선 팀을 바꾸자는 대호(강하늘)의 제안을 거절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술래'로부터 도망 다녀야 하는 파란 공을 뽑은 대호는 '술래' 빨간 공을 뽑은 349번을 찾아가 합의 하에 팀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349번은 "그쪽도 누구를 죽여야 하잖아요"라며 팀 체인지 제안을 거절했다.

짧은 대사였지만 김금순은 게임의 잔혹함을 정확히 파악한 중년 여성의 현실 감각을 보여줬다. '이 게임에서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참가자의 긴장감과 공포를 압축적으로 전달했다.

2화에서는 더욱 충격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100번(송영창)과 함께 다니던 232번과 마주쳤을 때, 한 명 이상을 죽여야 했던 술래인 349번은 주저하지 않고 두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100번은 232번을 밀쳐내고 도망갔고, 349번은 232번을 무참히 칼로 찔렀다. 직전 에피소드에서 다소 유약한 면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해치는 사람의 모습을 처절하게 표현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 김금순(사진=넷플릭스)

김금순은 퇴장까지도 완벽했다. 4화 줄넘기 게임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349번은 뒤로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뒤에 있는 사람이 주저하자 "그러다 여기서 죽어! 빨리 돌아가!"라고 외치며 절박한 생존 의지를 드러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지만 203번(최귀화)가 그를 발로 밀어 낭떠러지로 추락, 사망했다.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김금순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349번에 몰입했다.

▲배우 김금순(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김금순만큼 '늦깎이 전성기'라는 말이 어울리는 배우도 드물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극단에 입단해 연극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지만, 결혼과 함께 무대를 떠나 브라질에서 10년을 보냈다.

한국에 돌아와선 단편영화부터 다시 시작했다. 집에서 찍은 셀카로 프로필을 돌리던 그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김금순은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정순'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로마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등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짧은 출연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김금순만의 힘,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된 그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