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꾸며나가는 아내의 온실 하우스를 탐구해 본다.
◆사과밭 한가운데 정원 집
경북 청송 깊은 산 속, 사과밭 한가운데 내부가 투명하게 비치는 온실 집이 자리 잡고 있다. 널찍한 온실 옆에 집이 붙어있는 독특한 구조인데, 이는 모두 아내가 직접 설계한 공간이다. 과연 어떤 이유로 온실과 집을 붙여 지었을까?
플로리스트 아내는 꽃을 가꾸는 일이 즐거웠지만,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직접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기 위해 은퇴를 앞두고 귀촌을 결심한 그녀. 자신이 살아갈 집을 직접 구상하기 시작했는데, 집 앞에 유리 온실이 붙어있고 전실이 따로 없는 독특한 구조였다. 또 정원이 완성되면 건물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집을 원했다. 수지타산에 맞지 않은 데다 디자인까지 독특했기에 “그런 집은 지을 수가 없다”며 업체들 대부분이 고개를 젓는 바람에 시공 업자를 찾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흙먼지 묻는 일이 많은 시골 특성상 온실이자 다목적 공간이 필요했던 건축주는 신발을 신은 채 생활할 수 있는 야외 주방이자 거실이고, 겨울에는 화분과 채소를 키우는 온실이 되는 다용도 공간을 만들었다. 바닥은 부부가 직접 벽돌을 깔아 외부 공간처럼 편안하게 사용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구성했다. 또한 풍경은 좋은 북쪽 면은 투명한 유리창으로 되어있지만 다른 한쪽 벽면은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했는데, 덕분에 청송의 자연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아늑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온실을 지나 실내 공간으로 들어서면, 작지만 알차게 채워진 생활공간이 나온다. 원룸 형태지만 부부 각자의 생활공간이 분리되어 있다는데. 남자들은 동굴을 좋아한다는 말에 남편을 위한 벙커를 만든 아내. 그리고 방 안쪽으로 들어가면 장엄한 산자락이 내다보이는 아내의 침실이 있다. 북향임에도 큰 창과 밝은 인테리어로 환하게 완성한 공간. 그렇게 그림 같은 풍광을 품으면서도 아늑한 집이 만들어졌다.
은퇴를 준비하면서 주말 부부가 되었다는 두 사람. 도시에서 각자의 일을 하다 주말이 되면 이곳에 와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야 하는 사이가 됐다. 남편은 아내와 함께 주말마다 정원을 가꾸니 이전보다 더 부부 사이가 애틋해지고 애정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다.

100년의 세월을 머금은 앤티크 찻잔, 고풍스러운 샹들리에, 빈티지 테이블까지. 마치 유럽 작은 골목 카페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집. 놀랍게도 전원의 촌집을 개조한 곳이라는데? 촌집과 앤티크의 만남, 과연 어떨까?
일찍이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들을 홀로 키우게 됐던 건축주. 그야말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해가며 성실히 살아왔다. 그런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앤티크 소품들과 오래된 민속품을 모으는 것이었다. 그리고 점차 아이들이 커가며 그녀의 숨통이 트이면서 또 하나의 작은 로망이 생겼다. 바로 오래된 촌집을 리모델링해 그곳을 앤티크하게 꾸며나가는 것! 그렇게 우연히 친한 언니가 집을 보러 간다는 말에 무심코 따라나섰다가 이 집을 운명처럼 마주했다. 허술하고 고칠 곳이 많은 촌집이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모은 앤티크 소품들과 구옥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렇게 낡은 촌집을 리모델링해 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우선 건축주는 집의 공간을 늘리고 단열 효과까지 얻기 위해 기존에 마당이던 공간에 10평(33m²) 정도를 증축해 거실 겸 앤티크 진열 공간을 만들었다. 기존 거실에 있던 창은 그대로 살리는 대신 중후한 멋이 나는 색깔로 다시 칠했고, 재래식 부엌의 바닥을 높여 사용하기 편한 부엌으로 깔끔하게 시공하였다. 덕분에 고풍스러운 멋이 나면서도 생활하기 편리한 내부가 완성될 수 있었다.
착실하게 두 아들을 키워온 그녀이기에 복이 찾아온 걸까? 집을 산 이후 행운이 끊이질 않았다는데. 우연히도 집 주인이 오래도록 알고 지낸 지인이어서 기존에 내놓은 가격보다 저렴하게 흥정이 이루어졌다. 지인 찬스는 증축과 각종 리모델링 과정에서도 이어져서 예산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다고.
주택 생활의 꽃은 바로 정원! 무려 29년간 꽃집을 운영해 온 그녀였기에 손수 마당을 가꾸는 것은 자신 있는 일이었다. 마당 판석을 직접 깔고, 부지런히 꽃을 가꿔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이곳. 덕분에 촌집의 소박함과 앤티크의 고풍스러움을 품는 정원이 완성되었다. 건축주의 손길이 곳곳에 닿으며 한국적인 미와 서양의 소품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공간이 된 이 집. 오래된 촌집에서 자신의 로망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건축주의 모습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