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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사마귀' 박규영 "클래식 멜로, 사랑을 꿈꾸다"(인터뷰②)
입력 2025-10-10 00:01   

▲배우 박규영(사진제공=넷플릭스)

“이제는 좀 웃고 싶어요.”

배우 박규영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감정의 그림자가 짙은 캐릭터들을 연달아 연기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3에서는 게임을 집행하고, 참가자들을 감시하는 진행 요원 '핑크가드' 강노을 역을 맡아 전 세계 '오징어 게임'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또 디즈니플러스 '나인 퍼즐'에서는 주인공 윤이나(김다미)의 트라우마를 상담하는 정신과 전문의 이승주 역을 연기했다. 초반에는 윤이나의 심리적 조력자로만 보이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연쇄살인 사건의 가장 강력한 단서를 쥔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두 작품 모두 차갑고 무거운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었다.

▲'나인퍼즐' 박규영 스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그리고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는 킬러 ‘사마귀’ 한울(임시완)에 대한 질투와 동경을 동시에 품은 재이로 또 한 번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정작 박규영 자신은 이들과는 정반대의 사람이다.

"저는 굉장히 안정적인 환경을 좋아해요. 뭔가 깨부수고 싶거나, 위험한 상황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에요. 다만 승부욕은 있어요. 가위바위보도 지면 화가 날 정도로요. 하하."

박규영은 지난 1년 동안 작품 속에서 웃은 기억이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웃는 장면을 굳이 찾아본다면 '오징어 게임' 시즌3 마지막 신에서 '감사합니다'하고 아주 옅은 미소를 짓는 장면이 전부라고 했다. 그런 그가 지금 배우로서 가장 갈망하는 건 '사랑'이다.

"이제는 클래식한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시대극이면 좋겠어요. 요즘 작품들은 사랑도 너무 현실적이잖아요. 시대극이라면 조금 더 순수하고 맑은 감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최근엔 그런 로맨스 시나리오가 꽤 들어오고 있어요."

▲'나래식' 박규영 편 썸네일(사진제공=유튜브 채널 '나래식')

예능 출연 경험이 거의 없었던 박규영은 ‘사마귀’ 홍보를 위해 '짐종국', '나래식', '홍석천의 보석함', 'KODE 코드' 등 여러 유튜브 예능에 잇달아 출연하며 낯선 예능계 문도 두드렸다.

"모두의 노고가 담긴 작품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게 홍보라면 하나라도 더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예능도 재밌더라고요."

그가 이토록 '사마귀'에 애정을 쏟는 건, '사마귀'의 모작인 '길복순'을 6번이나 봤을 정도로 이 세계관의 팬이기 때문이다. '길복순'의 톤앤매너가 좋아서,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좋아서 같은 작품을 보고 또 봤다. 같은 세계관 안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그는, 다시 이 세계에 초대받는다면 주저 없이 응하겠다고 했다.

▲'사마귀' 박규영(사진제공=넷플릭스)

"'길복순' 시리즈에 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전혀 마다할 이유가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책임은 다하고 싶어요."

'사마귀'는 박규영에게 여러 '처음'이 겹친 작품이었다. 처음 영화의 주연을 맡아봤고, 정통 액션에 처음 도전했다. 또한, 처음으로 부모님을 VIP 시사회에 초대했었다. 그리고 시사회를 통해 처음 스크린에 자신의 얼굴이 크게 걸린 것을 봤다.

하지만 넷플릭스 영화였기에 박규영은 스크린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관객들에게는 보여주지 못했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박규영의 '첫 순간'이 남아있는 셈이다. "극장의 큰 스크린에 제 얼굴이 크게 걸리는 날이 온다면 그땐 진짜 잘하고 싶어요."

▲'사마귀' 조우진, 박규영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박규영의 차기작은 티빙에서 공개될 '언프렌드'다. 홍콩 소설 '망내인'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며, 배우 김선호와 호흡을 맞췄다. '오징어 게임', '나인 퍼즐', '사마귀'에 이어 또 장르물이다. 하지만 박규영은 전작들과 결이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람들을 저승으로 보내주는 그런 역할들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니에요. 하하. 죽은 동생의 흔적을 찾아가며,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그런 내용인데요. 그 과정에서 보여드리는 감정들은 지금까지 작품들과는 또 다른 모습일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