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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의 소금들] 이홍내가 빠지면 맛이 없다
입력 2026-05-28 01:00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홍내(사진=티빙 방송화면 캡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는 주인공이 더 빛날 수 있게 옆에서 간을 맞춰주는 '소금' 같은 배우들이 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박지훈을 중심축으로 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극의 맛을 완성시킨다. 그 중에서도 '지옥의 취사병' 윤동현 역의 이홍내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풍미를 더욱 깊게 하는 이 드라마에 없어서 안 될 핵심 중 한 명이다.

윤동현(이홍내 분)은 전역 100일을 앞둔 말년 병장이다. 강림소초 병영식당의 선임 취사병이지만 요리 실력은 처참하다. 비장한 눈빛으로 조리 도구를 휘두르지만 결과물은 파리 끓는 감자조림이고, 병사들은 그가 준비한 '짬밥'을 피해 슬그머니 PX로 향한다. 무사 전역만 바라는 말년 병장의 앞에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분)가 나타나면서 평화롭던 군 생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홍내(사진=티빙 방송화면 캡처)

윤동현은 단순히 강성재 곁에 있는 인물이 아니다. 매회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성재가 만든 음식을 자신의 공으로 여기면서 선임의 품위를 지키려는 허당 면모부터 압박받는 후임들을 위해 날 선 경고로 상황을 정리하는 '찐 선임'의 면모, 뛰어난 후임과 비교당하며 몰래 눈물을 훔치는 짠내까지. 이홍내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윤동현의 다양한 얼굴을 표현하며 캐릭터의 입체감을 채웠다.

특히 5화에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윤동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중대장의 지원으로 강성재가 휴가를 나가면서 윤동현은 홀로 부대에 남게 됐고, 그는 억울하지만 남겨진 자리를 책임졌다. 의욕만 넘쳐서 물기 제거도 안 된 떡을 튀기다 '떡류탄'을 터트리는 모습에선 강성재를 만나기 전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 20시간을 쏟아부은 사골이 "먹을 만하다"는 평을 받자 "저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라며 울분에 찬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웃기면서 짠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홍내(사진=티빙 방송화면 캡처)

강성재가 복귀하며 그 역시 휴가를 가는 건가 싶었지만 KCTC 훈련 참여 소식이 들이닥치며 윤동현의 휴가는 또 연기됐다. 이 소식에 망연자실해 오열하는 얼굴은 웃기면서 또 안쓰럽다. 이홍내가 서러움과 억울함을 그 얼굴에 동시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이홍내라는 배우를 처음 세상에 인상 깊게 각인시킨 건 '경이로운 소문'의 악귀 지청신이었다. 묵직하고 날카로운 존재감으로 화면을 압도했다. 이후 '구경이',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등 꾸준히 필모를 쌓았다. 그래도 그의 대표 이미지는 '강함'이었다. 그런 그에게 윤동현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이홍내(사진출처=바로엔터테인먼트)

거칠고 진지한 병영 생활 안에서 허당과 코믹을 섞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어설프게 건드리면 캐릭터가 가벼워지고, 너무 힘을 빼면 존재감이 사라진다. 이홍내는 그 균형을 매번 흔들리지 않고 지켜낸다.

조연이 산다는 건 드라마가 산다는 뜻이다. 취사병 강성재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데는 간을 맞추는 이홍내가 있기 때문이다. 소금은 앞에 나서지 않는다. 그래도 없으면 안 된다. 윤동현이 그렇고, 이홍내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