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영화 '호프'에서 조인성이 맡은 성기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몸을 던지는 인물이다. 숲을 질주하는 승마 액션부터 거친 추격 장면까지 작품 곳곳에는 고난도 액션이 이어진다.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한 그는 촬영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돌아봤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는 승마 액션을 꼽았다.
"말은 자동차처럼 제어되는 기계가 아니잖아요. 촬영 때는 드론과 차량이 함께 움직이는데 말은 그런 환경에 매우 예민해요. 조금만 흥분해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늘 긴장할 수밖에 없었어요."
숲과 도로, 두 공간에서의 촬영 방식은 전혀 달랐다. 지형에 따라 말을 다루는 법도, 속도를 맞추는 법도 완전히 바뀌었다.
"숲에서는 나무가 많아서 말이 마음껏 달릴 수 없어요. 반대로 도로에서는 속도를 맞춰야 하는데 아스팔트는 말에게도 위험한 환경이죠. 촬영 차량과 말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며 호흡을 맞췄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무엇보다 안전이 먼저였다. 액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스태프와 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액션팀, 승마팀과 끊임없이 상의하며 가장 안전한 방법을 찾았어요. 무리하게 욕심을 내기보다 안전하게 완성하는 게 가장 중요했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대부분 컴퓨터그래픽(CG)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다. 눈앞엔 아무것도 없지만 그는 오히려 배우의 리액션이 공포를 완성한다고 믿었다.
"실제로 눈앞에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결국 그 존재가 얼마나 무섭게 느껴지는지는 배우들의 리액션이 공포를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실제 상황이라고 믿으려고 했어요."
극한의 촬영을 이어가는 동안 그를 지탱해준 건 현장의 배려였다. 나홍진 감독은 배우들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세심하게 살폈다고 했다.

"감독님이 계속 몸 상태를 확인해주셨어요. 괜찮은지, 쉬어야 하는지, 다른 장면을 먼저 찍을지 늘 신경 써주셨죠. 현장에는 피지컬 트레이닝팀도 함께해서 재활과 회복 훈련을 병행하며 촬영했습니다."
극한의 액션을 넘긴 그에게는 또 다른 무게가 남아 있다. 차기작들의 공개를 앞둔 만큼 관객을 향한 그의 책임감도 남달랐다.
"'한국 영화를 살려야 한다'는 거창한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지금 한국 영화가 쉽지 않은 시기인 만큼 관객분들이 보내주시는 기대와 응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장마철에도 꽃을 피우는 능소화를 '호프'에 비유했다.
"능소화는 장마와 태풍이 오는 계절에 피는 꽃이잖아요. 지금 한국 영화도 회복을 향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호프'도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마음속에서 활짝 피어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