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 윤준필] 감동·전율·자긍심…'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이 남긴 유산
입력 2025-08-13 12:00   

세계를 사로잡은 K-피플, 시즌2를 기다린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포스터(사진제공=KBS)

첼로 거장에서 지휘자로 변신한 장한나가 암스테르담 무대에서 2,000명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는 순간, 17세 검사 피터 박이 법정에서 냉철하게 정의를 구현하는 순간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말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하는 KBS2 예능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이 마지막 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주 동안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이 그린 K-피플들의 몰입은 예술이었고, 감동이었다. 또한 우리에게 '성공'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했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장한나(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 자극 대신 몰입…K-피플의 진짜 순간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은 첫 회부터 결이 달랐다. 자극적인 장면보단 담백한 카메라로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의 몰입을 비췄다. 화려한 무대 뒤 진심, 그 궤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연출은 긴 여운을 자아냈다.

MC 전현무, 박세리, 곽튜브, 지예은의 리액션도 꾸밈이 없었다. 이들은 장한나의 84인 오케스트라 리허설에 감탄하고, 베티박의 가족사에 눈시울을 붉혔다. 새벽 5시 30분에 시작하는 피터 박 가족의 루틴에는 '찐으로' 놀랐다. 시청자들은 MC들과 함께 같은 온도로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에 공감했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피터(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성공'의 정의를 새로 썼다. 돈과 명예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미친 듯이 몰입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줬다.

◆ 웃음을 넘어 전율과 영감을 주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을 안겼다. 장한나가 "90세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은 파블로 카잘스를 닮고 싶다"라고 말할 때,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이 "실패하지 않았다는 건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전할 때, 시청자는 일상의 영감과 동기부여를 받았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베티 박(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베티박이 "나는 할렘이고, 할렘이 나다"라고 선언하는 장면에선 진정한 리더십을, 피터 박 가족이 "혼자 하면 어렵지만 같이 하면 쉽고 재밌다"라고 웃는 모습에선 가족의 가치를 재발견했다. 화사가 생일을 맞이한 스태프에게 차를 선물하고, '북미 1위' 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 중인 사이먼 킴이 팬데믹에도 직원을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은 이야기에선 따뜻한 인간미가 묻어났다.

무엇보다 세계 무대에서 당당하게 빛나는 K-피플들의 모습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자극했다. "나도 뭔가에 미쳐보고 싶다" 이 감정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었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화사(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 아직 남은 이야기가 많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은 물질적 성공보다 꾸준한 노력과 몰입의 가치를 강조했다. 전 세계에는 이 프로그램이 조명해야 할 수많은 K-피플들이 있다. 의료진, 연구원, 요리사, 예술가, 사업가, 운동선수 등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이들이 있다.

아이브, 화사 같은 젊은 세대의 도전기부터 베티박 같은 중장년층의 인생 철학까지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이 다룰 수 있는 소재의 스펙트럼 또한 넓다. K팝과 드라마를 넘어, 전문성과 철학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한류를 시즌2에서 더 보여줄 수 있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윤준우(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윤준우, 최재우의 뉴욕 기사식당처럼 MZ세대가 만들어가는 성공담, 김상식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처럼 해외에서 사명감을 품고 뛰는 지도자의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